프로배구 여자부 GS칼텍스가 반전 드라마를 쓸 수 있을까.
초반 부진을 뒤집은 경험도 있다. GS칼텍스는 2007~2008시즌 전반기에 6연패를 당하며 부진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기세를 올려 3위에 올랐고 플레이오프에서 KT&G(현 KGC인삼공사)를 꺾고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우승트로피를 두고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상대는 흥국생명이었다. 한국여자배구 사상 역대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던 김연경(28·페네르바체)이 버티고있는 흥국생명의 우승 가능성에 무게가 쏠렸다. 하지만 GS칼텍스가 3승1패로 흥국생명을 격침,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올 시즌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GS칼텍스는 2015~2016시즌 NH농협 V리그 여자부 4라운드까지 7승에 그쳤다. 플레이오프는 물건너가는 분위기였다. GS칼텍스가 달라졌다. 최근 2연승으로 4위에 올랐다. 승점은 29점. 3연패에 빠진 3위 흥국생명(승점 36)과는 7점 차이로 간격을 좁혔다.
2007~2008시즌과 흡사하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올 시즌 분위기가 그때와 참 비슷하다"고 운을 뗀 뒤 "2007~2008시즌 전반기에 외국인 선수 덕을 보지 못했다. 후반기에 외국인 선수들이 살아났는데 올 시즌도 비슷하다"고 말했다.
GS칼텍스의 외국인 선수 캣벨(23·미국)은 전반기에 왼무릎 부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최근 4경기에서 평균 28.75득점을 폭발시켰다. 이선구 GS칼텍스 감독(64)은 "캣벨이 몸상태가 안 좋았다. 성격이 긍정적인데 팀에 기여를 못하니 동료들에게 미안해 했다"며 "하지만 최근 상태가 좋아졌다. 캣벨이 특유의 활발함으로 팀 분위기를 주도해 긍정적인 변화가 일고 있다"고 밝혔다.
공통분모가 하나 더 있다. 신인 드래프트 1순위 효과다. GS칼텍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신인 '최대어' 강소휘(19)를 품에 안았다. 당초 GS칼텍스는 KGC인삼공사보다 1순위 지명권(GS 35%, KGC 50%)이 낮았지만 GS칼텍스가 순위 추첨에서 1번을 뽑으며 판이 뒤집어졌다.
2007~2008시즌도 같은 그림이었다. 그때도 GS칼텍스는 KT&G보다 낮은 1순위 지명권이었지만 순위추첨에서 1순위를 확보, 배유나(27)를 뽑았다. GS칼텍스 관계자는 "공교롭게 올 시즌 드래프트에서 그 때와 같은 상황이 생겼다. 확률이 낮았는데 기량이 좋은 신인선수를 데려올 수 있었다"며 "1순위로 들어온 선수들이 전반기에 적응하고 후반기에 기량이 올라와 팀 전력에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이 감독은 "현재 분위기가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냉정히 말해서 자력으로 (플레이오프)진출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의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다. 플레이오프 진출이 목표"라고 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