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이유리는 연민정을 넘을 수 있을까.
사실 MBC '왔다 장보리' 속 연민정 캐릭터는 이유리에게 양날의 검과 같다. 자신의 탐욕을 채우기 위해 혈연마저 끊어내며 악행을 거듭하는 연민정을 통해 이유리는 희대의 악녀 연기를 선보였고 MBC 연기대상까지 거머쥐었다. 그러나 그 여파가 너무 컸던 탓일까. tvN '슈퍼대디 열' 등에 출연했음에도 연민정의 이미지는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그런 탓에 그의 신작 KBS2 새 저녁 일일극 '천상의 약속'은 중요한 기로다. 이번 작품을 통해 연민정을 지워내야 앞으로 더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펼칠 수 있기 때문.
일단 연기 변신에는 기대가 쏠린다. 이유리는 극중 17년 간 헌신한 남자에게 버림받은 이나연과 부잣집 외동딸이자 인터넷 시사 주간지 기자 백도희 역을 맡았다. 이나연과 백도희는 전혀 다른 캐릭터다. 이나연은 지고지순한 순정파였지만 사랑에 상처받은 뒤 복수를 다짐하는 인물이다. 백도희는 도도하고 까칠한 살모사 기질을 가진 전형적인 된장녀다. 시작점부터 연민정과는 닮은 점이 없는 캐릭터다. 더욱이 이유리의 본격적인 1인 2역 연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
물론 우려의 시선도 있다. 이나연의 복수가 시작되면서 연민정과 비슷한 연기가 나오지 않겠냐는 것. 이와 관련 이유리는 28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에서 열린 '천상의 약속' 제작발표회에서 "나도 고민이 많았다. 사실 '왔다 장보리' 연민정을 하면서 할 수 있는 걸 다 해봐서 새로운 걸 어떻게 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살짝만 해도 그때 그 표정이 나오더라. 그러나 그런 걸 너무 의식하지 않고 감독님과 상의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 작품을 통해 연민정을 넘겠다기보다 캐릭터에 충실하면서 보시는 분들이 집중할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연민정과 비슷하다는 말을 들어도 보시는 분들을 즐겁게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전했다.
'천상의 약속'은 사랑했던 사람에게 그리고 대를 이어 내려온 악한 사랑에 짓밟힌 한 여자의 굴곡진 삶을 담은 작품. 2대로 이어진 네 모녀의 얽히고설킨 악연의 고리를 박진감 넘치면서도 속도감 있게 그려낼 예정이다. '천국의눈물'로 필력을 인정받은 김연신 허인무 작가와 '울랄라부부', '비밀'등을 연출한 전우성 PD가 의기투합 했으며 이유리 서준영 송종호 박하나 등이 출연한다. 작품은 '다 잘 될 거야' 후속으로 오는 2월 1일 오후 7시 50분 첫 방송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