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넘어설 수 있을까.
tvN 월화극 '치즈인더트랩'이 유례없는 인기를 끌고 있다. '치즈인더트랩'은 3.6%(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스타트를 끊은 뒤 꾸준히 시청률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2화 4.8%, 3화 5.2%, 4화 5.69%, 5화 6.49%, 6화 6.27%, 7화 6.03% ) 이는 케이블 드라마로서는 이례적인 수치다. 파급력도 대단하다. 방송이 끝나면 하루 종일 '치즈인더트랩' 관련 검색어가 포털사이트를 장식하고 주인공인 박해진 서강준 김고은과 관련한 이슈들이 터진다.
이제까지 웹툰 원작 드라마가 이런 인기를 끈 적은 거의 없었다. tvN '미생'이 유일할 뿐 KBS2 '오렌지 마말레이드', MBC '밤을 걷는 선비', SBS '냄새를 보는 소녀' 등이 모두 시청률 참패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웹툰 원작 드라마의 인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만화 특유의 창의성과 독창성이 기존 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신선함을 선사할 뿐더러 인기 웹툰이 드라마화 될 경우 기존 팬덤을 시청층으로 유입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기 때문. 이에 MBC '인어의 왕자'(원작 '케텐톡'), MBC 에브리원 '툰드라쇼 시즌2'(원작 '꽃가족'), KBS2 '동네변호사 조들호'(해츨링 동명 원작)등이 올해 시청자들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이 제2의 '치즈인더트랩'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캐스팅도 중요하다. 아무리 톱스타라 하더라도 원작 캐릭터와 닮지 않았다면 그에 대한 판타지가 깨지기 때문에 싱크로율에 신경쓸 필요가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각색이다. 웹툰이 아무리 일반 애니메이션에 비해 일상과 가깝다 하더라도 만화 특유의 과장된 표현은 어쩔 수 없다. 이를 최대한 드라마에 맞게 순화시키면서도 원작의 맛을 해치지 않는 게 관건이다. 실제로 '치즈인더트랩'은 만화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느낌을 주고는 있지만 속도감이 남다르다. 원작 웹툰이 4부에 걸쳐 지나치게 세밀하고 촘촘한 전개를 보여주고 있는 반면 드라마는 굵직한 주요 사건만을 그리며 놀라운 속도감을 과시하고 있다. 선택과 집중의 미학을 보여주고 있는 셈. 여기에 캐릭터에도 살짝 변형을 줬다. 이를테면 오타쿠스러운 말투를 보여줬던 권은택(남주혁)은 원작보다 한결 톤다운 됐고, 오영곤(지윤호)과 손민수(윤지원) 같은 악역은 좀더 컬러풀하게 변신시켰다. 그런가하면 유정(박해진), 백인호(서강준)과 같은 주연 캐릭터는 원작 캐릭터의 성격을 그대로 가져오려 애썼다. 이런 점이 원작 팬들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으면서도 원작 웹툰을 보지 못한 시청층까지 품을 수 있는 이유가 됐다.
과연 케이블에 비해 여러가지 제약이 심한 지상파에서 만든 웹툰 드라마도 '치즈인더트랩'의 인기를 따라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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