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전지훈련 중인 KBO리그 캠프에 반가온 손님이 찾아오고 있다.
바로 원조 코리안 메이저리거 박찬호(43)다. 그는 가장 먼저 KIA 타이거즈 캠프(스콧데일)를 방문했다. 1박2일. 그리고 26일(한국시각) NC 다이노스의 투산 캠프를 찾았다. 앞으로 플로리다에 캠프를 차린 SK에도 갈 예정이라고 한다. 박찬호의 애리조나 투어는 김기태 KIA 감독의 요청 그리고 공주고 동문 김경문 NC 감독과의 돈독한 관계로 이뤄졌다.
박찬호의 등장은 쳇바퀴 돌 듯 좀 지루한 체력훈련 위주의 일상에 신선한 청량음료 같은 일이다.
KIA, NC 등 KBO리그 선수들 중에는 박찬호의 현역 선수 시절 모습을 보고 자란 '박찬호 키즈'들이 무수히 많다. 그들에게 박찬호는 프로야구 선수의 꿈을 키워준 영웅이었다. 지난해 NC와 96억원 FA 계약을 한 박석민도 박찬호 앞에선 부끄러운 초등학생 같았다.
박찬호는 1994년 LA 다저스에서 빅리거가 된 후 2010년까지 MLB에서 통산 124승(아시아인 최다승) 평균자책점 4.36을 기록했다. 2000년엔 한 시즌 최다 18승, 5년(1997년~2001년) 연속 13승 이상을 달성하기도 했다. 박찬호는 일본 오릭스를 거쳐 2012년 한화 이글스에서 한 시즌을 던진 후 선수 은퇴했다. KBO리그는 박찬호가 마지막 불꽃을 던졌던 2012시즌 최고의 흥행을 누렸다.
박찬호는 짧은 시간이지만 후배들에게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온몸으로 보여주었다. 질문을 하게 하고, 대답에 성의를 다했다. 젊은 투수들의 자세를 유심히 살폈다. 그리고 릴리스포인트와 제구 등에 대해 족집게 과외 교사 처럼 지적해주었다. 그리고 특별 강연을 통해 프로야구 선수의 삶과 메이저리그 야구에 관한 생생한 이야기를 거침없이 쏟아냈다. 강연을 들어본 한 구단 관계자는 "박찬호는 그만이 할 수 있는 얘기로 후배들의 마음을 파고 들었다"고 말했다.
박찬호는 선수 은퇴 이후 아직까지 KBO리그를 위해 공식적으로 대놓고 활동한 건 없다. 그는 지난해 국가대항전 2015 프리미어 12에서 홍보대사를 맡았었다.
박찬호가 은퇴한 지 이제 3년이 지났다. 그는 한국야구의 소중한 자산이다. KBO리그는 박찬호를 좀더 활용할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 물론 박찬호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