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의 약점은 명확하다. 바로 수비다.
신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공격축구를 천명했다. 황희찬(잘츠부크) 권창훈(수원) 류승우(레버쿠젠) 문창진(포항) 등 테크니션을 적극 활용한 전술을 준비했다. 플랜A인 다이아몬드 4-4-2를 비롯해 4-1-4-1, 4-3-3 등 상황마다 다양한 포메이션을 활용한다. 이 전술에는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를 단 한명만 둔다는 점이다. 신태용호는 수비 숫자를 한명 줄이는 대신 공격 숫자를 늘려 짧은 패스를 바탕으로 한 점유율 축구로 상대를 공략한다. 수비 약점은 최전방과 2선 공격수들의 과감한 압박과 수비가담으로 메운다.
문제는 체력이 떨어지면서 수비조직력도 함께 무너진다는 점이다. 신태용호는 이번 대회 들어 치른 4번의 경기에서 5대0 완승을 거둔 예멘전을 제외하고는 후반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요르단과의 8강전(1대0 승)의 경우 오심이 아니었더라면 더 큰 재앙을 맞이할 수도 있었다. 그 전에도 그랬다. 신태용호가 본 궤도에 오른 중국 4개국 친선대회에서도 후반에 주로 실점을 허용했다.
활발했던 공격수들의 수비가담이 떨어지면 중앙이 헐거워진다. 원볼란치(한명의 수비형 미드필더) 박용우(서울)가 커버해야 할 공간이 너무 많다. 2선 공격수들이 내려오지 못할때는 박용우가 전진해서 그 공간을 막아야 한다. 수비형 미드필더와 포백라인 사이의 공간이 커지다보니 수비수가 상대 공격수와 1대1로 맞서는 상황이 많아진다. 이 벌어진 공간을 집중 공략하는 상대에 맞선 신태용호는 공격, 수비 어느 한가지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된다. '주장' 연제민은 "후반이 되니 급격히 체력이 떨어졌다. 그러다보니 볼을 못 받게 되고, 상대는 더 거세게 나왔다"고 했다.
상대가 신태용호의 전술에 맞춰 준비를 하는만큼 다양한 전술변화가 필요하다. 특히 후반 안정감 있는 경기를 위해 한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추가하는 것도 좋은 해법이 될 수 있다. 더블볼란치(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는 밸런스를 지키는데 용이한 전략이다. 포백 라인 자체도 손을 볼 필요가 있다. 신 감독은 공격축구를 위해 심상민(서울) 이슬찬(전남) 좌우 윙백의 공격가담을 강조한다. 상대를 밀어붙일때는 약점이 드러나지 않지만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는 적극적인 오버래핑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송주훈(미토 홀리호크) 연제민(수원) 두 센터백이 기민한 스타일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너무 적극적인 공격가담을 상황에 따라 자제할 필요가 있다.
4강 상대인 카타르는 지금까지 만난 상대와는 차원이 다르다. 공격력이 아주 뛰어난 팀이다. 여기에 홈이점까지 갖고 있다. 우리의 약점을 보다 집요하게 공략할 공산이 크다. 내용에서 이겼다고 결과까지 담보하는 것이 아니다. 안정된 수비는 리우행을 위한 가장 중요한 키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