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본선행 티켓이 걸려있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이 토너먼트에 돌입했다. 22일(이하 한국시각) 일본(B조 1위)-이란(A조 2위)의 대결을 시작으로 23일 한국(C조 1위)-요르단(D조 2위), 카타르(A조 1위)-북한(B조 2위), 24일 아랍에미리트(UAE·D조 1위)-이라크(C조 2위)가 잇달아 충돌한다. 4강은 26일과 27일에 각각 한 경기씩 열린다. 30일 펼쳐질 결승 진출 팀은 느긋한 대결을 벌인다. 이미 올림픽 진출을 확정지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패한다고 끝은 아니다. 한 번의 기회가 더 남아있다. 29일 열릴 3~4위전에서 3위를 차지하면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을 수 있다.
'리틀 사커루' 호주는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8강행에 실패했다. 유럽 선수들 못지 않은 피지컬과 선 굵은 축구를 펼친 호주의 발목을 잡은 것은 골 결정력 부재였다. 3경기에서 2골밖에 넣지 못했다.
거센 '모래바람'에 당했다. 8강에는 중동 5개팀이 자리했다. 중동 팀의 득세는 역시 홈 이점에 있다. 날씨와 잔디 등 경기 외적인 요소에 방해를 받지 않는다. 특히 귀화 선수 파워와 풍부한 경험도 원동력이 되고 있다. 카타르에는 두 명의 귀화 선수가 있다. 가나 출신의 스트라이커 모하메드 문타리와 바레인 출신의 미드필더 알리 아사달라다. 월반생들도 많다. 아흐메드 알 아엘딘을 비롯해 아흐메드 야세르, 압델 카림 하산, 아크람 아피프다. 이들은 이미 카타르 국가대표로도 활약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그 경험이 잘 드러나고 있다. 요르단도 라자이 아예드, 마흐모드 알 마르디, 살렛 라텝 등이 U-23 대표뿐만 아니라 국가대표로 활동 중이다. 이라크도 모하나드 압둘-라힘, 마흐디 카멜 등 젊은 선수들을 일찌감치 국가대표로 중용하면서 연령별 대표팀의 경쟁력을 키웠다.
동아시아에선 한국을 비롯해 일본과 북한이 자존심을 지켰다. 신태용호는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 속에서도 예정된 시나리오대로 드라마를 완성해나가고 있다. 일본은 준비된 팀이었다. 2014년부터 인천아시안게임 멤버가 그대로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북한은 운이 따랐다. 2무1패(승점 2)로 사우디아라비아, 태국과 함께 승점에서 동률을 이뤘다. 그러나 북한은 3팀간 경기의 다득점에서 5골을 기록, 사우디(4골)와 태국(3골)에 앞서 B조 2위로 8강에 턱걸이했다.
4강행 경쟁력에선 역시 동아시아축구를 양분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이 앞서있다. 북한은 객관적인 전력상 주최국 카타르의 벽을 넘기 힘들어 보인다. 그러나 북한이 밀집수비로 끈질기게 카타르의 화력을 막아낸다면 남-북 대결 성사도 배제할 수 없다. 상대가 카타르이든, 북한이든 한국의 4강전은 이번 대회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일본도 두 차례 모래언덕을 넘어야 결승이 보인다. 이란과의 8강은 난타전이 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