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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크엔드스토리]스포츠스타★는 어떻게 예능을 접수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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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연말 각 방송사 연예대상 시상식장은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스포츠 스타들의 잔치였다. 이동국 서장훈 이원희 조준호 등 스포츠와 연예계를 단번에 장악한 '스포테이너'들이 신인상, 인기상 등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2016년 새해에도 이들은 변함없는 '예능 블루칩'이다. 각 방송사가 자랑하는 간판 예능 프로그램에는 어김없이 걸출한 스포츠 스타들이 있다. 시청자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한 '스포테이너'들만의 특별한 매력을 짚었다.

▶'마리텔' 안정환 거침없는 '날것'의 매력

지난 6일 MBC 예능 '마이리틀텔레비전'에서 안정환이 촉발한 '솔샤르 포지션 논란'은 '역대급'이었다. '맨유 레전드' 솔샤르를 언급하며 "저보다 높은 단계에 있던 미드필더"라는 한마디가 빌미가 됐다. 솔샤르가 미드필더냐, 공격수냐를 놓고 네티즌들이 갑론을박을 이어갔다. 안정환이 발끈하며 화이트보드 포진도까지 등장시킨 이 논쟁은 각 축구 게시판을 뜨겁게 달궜다. 안정환과 솔샤르의 이름은 포털 실시간 검색어를 휩쓸었다.

안정환은 축구 중계를 통해 일찌감치 예능인의 '싹수'를 드러낸 바 있다. 브라질월드컵 러시아전 이근호의 골 때 터져나온 "완전 때땡큐"는 유행어가 됐다.'환상의 짝꿍' 김성주와 함께 '어록'을 양산했다. '청춘FC'에선 카리스마 넘치지만 속정 깊은 '상남자' 매력을 발산했다. '마리텔'에선 특유의 '돌직구' 입담을 뽐냈다. '19금' 선수 이름 가상중계에 금기시돼 온 '나이트클럽 애호' 선수 비화까지 술술 풀어냈다. 방송 편집본이 아닌 '인터넷 본방 풀버전'을 찾는 이들이 줄을 섰다. 안정환의 매력은 '날것'이다.

▶'슈돌' 이동국, 상남자의 '아빠미소'

'K리그 슈퍼스타' 이동국(37·전북)은 지난해 8월 이후 '라이언킹'보다 '대박이아빠'로 불린다. KBS 간판 예능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겹쌍둥이 자매와 막내아들 대박이 등 5남매를 거느린 '아빠' 이동국의 일거수일투족은 뜨거운 이슈가 됐다. 지난시즌 33경기 13골-5도움을 기록하며 전북의 2연패를 이끈 대한민국 최고의 골잡이 이동국의 '좌충우돌' 육아일기, 터프가이의 반전 매력이 통했다. 대박이가 첫 걸음을 뗄 때 쏟아지는 흐뭇한 '아빠미소', 짐볼의 진동을 이용해 두 딸을 단번에 재우는 축구선수 아빠만의 '필살기'는 훈훈하다. 테니스 하는 딸을 향한 프로 아빠의 따끔한 훈육 장면 역시 화제가 됐다. 운동만 하던 아빠의 서툴지만 다양한 달걀 요리 장면도 웃음을 자아낸다. 전북의 우승 장면이 예능프로그램에 소개되며 K리그 홍보에도 적잖은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동상이몽' 서장훈 '앵그리 삼촌'의 매력

'국보급 센터'출신 농구스타 서장훈은 2015년 '2015 SBS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신인상까지 수상했다. "전문 방송인들에게 누가 된다"며 "나는 예능인이 아니다"라던 본인의 손사래에도 각 방송사의 러브콜은 끊이지 않는다.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 '힐링캠프' 종합편성채널 JTBC '아는 형님' '썰전' 등에서 고정 멤버로 활약중이다. 코트에서 승부욕을 불태웠던 서장훈은 방송에서도 지지 않는 승부사다. 저마다 카메라를 향해 방긋방긋 미소짓는 녹화장에서 '나홀로' 대놓고 인상을 쓴다. 소신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SBS '동상이몽'에선 고등학생과의 팔씨름에서도 결코 져주지 않는 선수 특유의 승부욕을 드러내기도 했다. '절친'이자 '예능선배'인 김구라의 쉴새없는 구박을 받으면서도 결코 물러서지 않는다. 묵직하고 뚱한 '앵그리' 삼촌, 삐딱한 조언도 아끼지 않는 진지하고 고집스러운 캐릭터가 매력 포인트다.

▶'예체능' 이원희-조준호 '예능 업어치기'

지난해부터 이어진 KBS '우리동네예체능-유도편'의 폭발적 인기는 대한민국 여자유도대표팀 현역코치이자 올림픽 메달리스트 출신 이원희와 조준호의 공이 크다. 1월 첫주까지 4주 연속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찍었다. 프로그램의 특성상 선수 출신의 본업에 가장 충실하다. 업어치기 한판승, 빨랫판 복근 등 남자의 매력으로 알려진 유도 틈틈이 흘러나오는 '반전' 예능감이 이들의 매력이다.

특히 조준호 코치의 깨알같은 입담은 포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장악할 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낙법 시범에서 허술한 몸 개그를 선보이는 '허당 매력'에 선배 이원희를 패대기치는 '개그 본능'까지 강호동이 '예능샛별'로 인정할 만했다. 부상을 딛고 생활체육 전국대회에서 우승한 '유도선수 출신 아이돌' 조타를 업고 나오는 이원희 코치의 뒷모습, 투혼을 다해 메달을 딴 출연진을 향해 던지는 조준호 코치의 "열정에 부채질만 했는데 활활 타올라줘서 감사하다"는 말은 예능인이 아닌 스포츠인이기에 가능한 감동 코멘트였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스포츠 스타★는 어떻게 예능을 접수했나]

스포츠스타 출신 예능인, 스포테이너들에게는 특별한 것이 있다. 얼굴이 알려진 스타인 만큼 대중에게 친근한 이미지가 있다. 방송의 진입장벽을 단번에 허문다. '스포테이너'들은 임기응변에도 강하다. 타고난 순발력은 기본, 터프한 '상남자' 외모의 이들에겐 의외로 순수한 반전 매력도 있다. 경기장에서 사뭇 진지한 이들이 카메라가 돌면 '팔색조' 매력을 선보인다. 각본 없는 드라마, 스포츠 이면에 숨겨진 그들만의 뒷애기를 파헤치는 맛도 쏠쏠하다. 스포츠에서 정상을 찍은 스타플레이어들은 대부분 '강심장'이다. 웬만한 무대에선 떨거나 위축되는 법이 없다. '폭풍' 적응력도 빼놓을 수 없다. 거침없이 코멘트를 날리고, 감각적인 타이밍에 치고 빠져야 하는 예능에 최적화된 직업군이다.

잘나가는 스포테이너의 옆엔 어김없이 찰떡 궁합을 자랑하는 1등 도우미가 있다. 낯선 방송 환경에 연착륙하기 위해 스포츠스타들은 멍석을 깔아주는 '전문가' 도우미를 적극 활용한다. 안정환의 곁에는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하는 베테랑 방송인 김성주가 있다. 이동국 곁에는 든든한 '5둥이'가 있다. 일상 생활을 배경으로 한 '리얼' 예능인 만큼 아이들의 '돌발' 행동과 아빠의 돌발 대처가 관전 포인트다. 서장훈의 곁엔 그를 쥐락펴락하는 능수능란한 방송인 김구라가 있다. 과거 강호동 등 선수 출신 예능인들이 자신만의 끼와 개인기로 승부했다면 최근 스포테이너들은 함께 시너지를 내는 파트너를 적극 활용한다. '협업'에 강한 면모를 보인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