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급 센터' 신영석(30·현대캐피탈)이 프로 무대로 돌아왔다.
신영석은 20일 오전 상무에서 전역식을 마치고 곧바로 현대캐피탈 숙소(캐슬 오브 스카이워커스)가 위치한 천안으로 향했다. 선후배들의 따뜻한 환대를 받은 신영석은 최태웅 감독(40)과 짧은 면담으로 현대캐피탈 선수로서 첫 발을 뗐다.
신영석은 군 입대한 지 3개월 만에 소속 팀이 바뀌었다. 2014년 7월 상무에 있을 때 현금 트레이드를 통해 우리카드에서 현대캐피탈 선수가 됐다. 당시 트레이드를 놓고 진통이 있었지만 6개월이 지난 2015년 6월 말 프로배구연맹 이사회는 신영석의 현대캐피탈행을 승인했다. 2009년 우리캐피탈(현 우리카드) 유니폼을 입고 프로 선수가 된 신영석은 배구 인생의 첫 이적이었다. 신영석은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프로에 입단했을 때와 비슷한 기분"이라며 웃었다.
'시작.', 신영석의 부활 코드다. 그는 "과거의 나를 잊은 지 오래다. 팀이 바뀌지 않았으면 예전 향수에 젖어 지냈을 것이다. 그러나 다시 시작하는 마음이 나를 새롭게 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 감독께서 부담없이 하라고 하셨다. 부담을 덜어주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신영석의 몸 상태는 곧바로 실전 투입이 가능한 상황이긴 하다. 다만 성치 않은 무릎 상태가 관건이다. 그동안 신영석은 배구 선수들의 고질적인 허리 부상 외에도 연골 연하증(연골이 닳아 뼈와 뼈가 부딪혀 염증과 물이 차는 증상)을 참고 뛰었다. 오른무릎이 좋지 않아 왼쪽 다리로 균형을 맞춰왔는데 지난해 8월 아시아선수권을 앞두고 왼무릎에도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 신영석은 "여전히 아픈 건 마찬가지지만 이전보다는 많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신영석이 가장 먼저 적응해야 할 것은 '최태웅표 스피드배구'다. 최 감독은 올 시즌 안정된 리시브를 바탕으로 세터와 공격수의 접점이 빠르게 이뤄지도록 하는 스피드배구로 21일 현재 16승8패(승점 48)를 기록, 3위에 랭크돼 있다. 특히 4라운드에선 6전 전승을 달성할 정도로 '최태웅표 스피드배구'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모습이다. 시즌 막바지를 향해 치닫고 있는 시점에서 신영석의 합류는 최 감독에게 천군만마나 다름없다. 이에 대해 신영석은 "매 경기가 중요하다. 주전이 아닌 원블로커로 투입되더라도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신영석은 스피드배구의 최적화된 센터로 평가받고 있다. 그의 플레이를 보면 알 수 있다. 정통 센터들이 속공을 펼치는 위치는 전위다. 그러나 신영석은 어택라인 근처에서 솟구쳐 올라 속공을 펼친다. 신영석의 속공은 마치 백어택과 같은 효과를 낸다. 신영석은 "나는 정통 센터가 아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날개 공격수에서 센터로 전향했다. 그런데 센터들의 스탭을 내가 잘 따라하지 못하겠더라. 그래서 측면 공격수의 스탭을 아직까지 유지하고 있는 것이 좋은 모습으로 비쳐지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신영석은 내년 시즌 연봉 잭팟을 터뜨릴 기회를 잡는다. 올 시즌 전체경기 중 25%(9경기)만 소화하면 또 다시 자유계약(FA) 자격을 획득한다. 신영석은 현대캐피탈로 트레이드될 때 우리카드에서 받았던 연봉(3억원·추정치)이 유지됐다. 신영석은 "FA에 대한 욕심도 난다. 그러나 중요한 건 팀 성적이다. 얼마만큼 기대치에 충족했고 팀 승리에 보탬이 됐는가는 구단에서 알아서 평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