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윤영선(28)은 구름 위를 걸었다.
종횡무진 했다. K리그 뿐만 아니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도 맹활약하면서 시민구단 성남의 16강행에 일조했다. 임채민(26)과 나란히 선 성남의 중앙수비는 '철벽'으로 통했다.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은 임채민에 이어 윤영선까지 불러들이면서 가능성을 시험하기에 이르렀다. 생애 첫 태극마크의 꿈이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11월 17일 라오스와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G조 6차전에서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활약은 비록 4분에 그쳤지만 윤영선에겐 특별한 기억이다. "(김)영권(광저우 헝다)이가 준비를 하길래 '기회가 없겠구나' 싶었는데 갑자기 출전지시가 떨어졌다. 시간은 짧았지만 내게는 특별한 기회였다."
윤영선은 2016년 또 한 번의 기적을 바라는 성남 부동의 센터백이다. 지난 시즌 경고누적으로 빠진 3경기를 제외한 리그 35경기에 나서면서 김두현과 함께 팀내 최다 출전 기록을 세웠다. 교체 횟수를 따져보면 그라운드를 지킨 시간은 윤영선이 더 길었다. 슈틸리케호 합류로 주가를 높인 임채민의 그늘에 가려 있지만 K리그 지도자들 사이에선 심심찮게 입에 오르내리는 '흙 속의 진주'였다. 윤영선은 "K리그 뿐만 아니라 ACL, FA컵, A매치까지 수많은 경험을 했다. 돌아보면 '작년 같은 해가 다시 올까'하는 생각도 든다"고 웃었다. 그는 "솔직히 지난해처럼 관심을 받아본 게 처음이다. (임)채민이는 워낙 잘했으니 그렇다 쳐도 내게는 생소했다"며 "지난해보다 올해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동기부여가 생겼다. 대표팀 뿐만 아니라 ACL도 꼭 다시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간절함이 이런 게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윤영선은 올 시즌을 끝으로 군입대를 앞두고 있다. 한창 주가를 올릴 수 있는 시기인 만큼 아쉬움이 클 법 하다. 이에 대해 윤영선은 "수비수라는 게 원래 묵묵히 자기 역할을 소화하는 자리 아닌가. 내가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 팀에 손해가 될 수도 있다"며 "지난해보다 올해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걸로 족하다"고 웃었다. 윤영선은 "부상 없이 시즌을 마무리 하고 지난해 이루지 못한 리그 전 경기 출전을 달성해보고 싶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A매치에 나서 라오스전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기량도 보여주고 싶다"고 활약을 다짐했다.
순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