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지난 2011년 12월 시작해 2016년 지금까지, 벌써 6년째 SBS '일요일이 좋다-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를 이끄는 박성훈(45) PD. 다섯 번째 'K팝스타'(이하 'K팝스타5') 역시 순풍에 돛 단 듯 성공적인 항해를 펼치고 있다.
매주 일요일 저녁 경이로운 실력자들이 등장, 화제를 모으고 있는 'K팝스타5'. 어느덧 다섯 번째 전설을 빚어낸 박성훈 PD는 지난 17일 방송된 3라운드 팀 미션을 무사히 마치고 현재 4라운드 미션을 촬영 중이다. 오는 3월 펼쳐질 생방송 경합까지 앞둔 그는 눈코 뜰 새 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다.
바쁜 시간을 쪼개 스포츠조선을 만난 박성훈 PD는 'K팝스타5'에 대해 "시청자의 관심과 사랑을 느끼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매 시즌을 시작하기 전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 '전편처럼 사랑받을 수 있을까?'인데 지금까지 다행히도 시청자의 애정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보내준 시청자의 성원이 프로그램을 계속 이어갈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고 머쓱하게 웃었다.
대한민국 오디션 열풍의 서막을 연 Mnet '슈퍼스타K'가 폭발적인 반응을 모으자 방송사 이곳저곳 오디션 프로그램을 만들기 시작했고 'K팝스타' 역시 '슈퍼스타K'의 후발대로 등장하게 됐다. 초반에는 '슈퍼스타K'의 카피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로부터 시큰둥한 반응을 얻었지만 점차 'K팝스타'만의 색깔을 찾아가며 호평을 얻기 시작했다. 특히 매 시즌 도가 지나친 '악마의 편집'으로 논란을 일으키는 '슈퍼스타K'와 달리 'K팝스타'는 담백하고 순수한 노래 경연으로 차이를 두기 시작했고 결국 '슈퍼스타K' 보다 뛰어난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오직 노래를 통해 이야기하고 승부를 가르는 'K팝스타'의 뚝심이 통한 것.
"어떤 오디션 프로그램은 이 사람이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에 더욱 무게를 두고 그 사람에 대한 스토리를 집중 조명하죠. 그러다 보니 '악마의 편집'도 생기고 노래보다는 자극적인 사생활이 논란이 되기도 해요. 전 'K팝스타'가 그런 오디션 프로그램이 안 됐으면 좋겠어요. 노래를 꿈으로 생각하는 아이들이 무대 위에서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산하고 이들보다 조금 더 세상을 많이 산, 노래에 대한 경험치가 많은 세 명의 심사위원들이 조언을 해주는 프로그램이 되길 바랐어요. 그래서 우리는 사연보다는 무대에 집중하죠. 참가자들의 인터뷰를 하면 정말 구구절절한 사연이 가득해요. 방송에 다루면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을만한 이야기들이요. 시청률이 중요한 공중파 예능에서 이런 선택은 쉽지 않죠. 사연이야말로 시청률을 사로잡는 좋은 수단이거든요. 그렇지만 후회는 없어요. 참가자의 희생보다는 참가자만의 매력으로 시청자를 설득하는 방법이 더 맞다 생각해요. 'K팝스타'는 무조건 노래, 노래가 1번. 노래로 말하고 노래로 느끼는 스타를 찾는 게 목표죠."
형보다 나은 아우의 탄생이다. 남다른 뚝심으로 'K팝스타'를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들과 분리하는데 성공한 박성훈 PD. 자신감은 있었지만 그럼에도 걱정 아닌 걱정은 존재하기 마련. 무엇보다 'K팝스타5'가 출격 당시 '슈퍼스타K7'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부담이 상당했다. 게다가 '슈퍼스타K7'이 존폐위기가 떠오를 만큼 인기가 식어 그 부담감은 더했다. 그러나 정작 박성훈 PD는 다른 고충이 있었다. '자신과의 싸움'이 더욱 힘들었다는 것. 경쟁 오디션 프로그램보다 전편에 대한 걱정과 중압감이 스스로를 옭아맸다.
"당연히 타사 오디션 프로그램과 비교가 돼요. 아무래도 우리는 '슈퍼스타K' 보다 늦게 시작한 오디션이라 더 노력해야 한다는 것도 잘 알고요. 'K팝스타5'를 시작하기 전 주변에서 '이제 오디션 프로그램 끝났다'며 말리기도 했고요. 그런데 저는 다른 생각을 가졌어요. '슈퍼스타K'와 비교보다는 'K팝스타' 전편들과 비교하자는 생각이었죠. 확실히 그게 더 힘든 것 같아요. 나와의 싸움이니까요. 매 시즌 열심히 하려고 하는데 확신이 서지 않고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죠(웃음)."
다섯 번째 시즌을 맞은 박성훈 PD에게 'K팝스타'의 미래를 물었다. 시즌제 예능이 성공하기 힘든 현실이지만 다섯 번째까지 성공했으니 앞으로 시즌6도 시즌7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사실 지난 2013년부터 연수를 미루고 있어요. 아마 SBS에서는 최초로 연수를 미루는 직원일걸요? 하하. 'K팝스타'에 대한 사랑이 계속되는 한 제 연수는 계속 미뤄질 것 같아요. 제작진이 정하는 것도 아니고 SBS가 정하는 것도 아니에요. 'K팝스타'는 오직 시청자가 정하는 거에요. 시청자가 원할 때까지 무대를 만들고 'K팝스타'를 키우고 싶죠. 물론 세 명의 심사위원이 계속해줄지는 모르겠네요. 워낙 바쁜 사람들이라서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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