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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쇠화 우려? 롯데 베테랑 불펜진의 전훈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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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는 FA 손승락과 윤길현을 영입해 최정상급 불펜전을 구축했지만 한 가지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

주축 불펜진 대부분이 30대 중반의 '노장'이라는 점이다. 10개팀 불펜진 가운데 연령층이 가장 높다. 마무리를 맡게 된 손승락은 올해 34세가 됐고, 윤길현은 33세로 그나마 젊은 축에 속한다. 셋업맨진의 기둥인 정대현이 38세이며 지난해 45경기에 등판한 김성배는 35세다. 왼손 불펜인 강영식과 이명우도 각각 35세, 34세다. 나이 30대 중반이면 풍부한 경험이 강점이나, 투수로는 하락세에 접어드는 시기이기도 하다. 물론 개인차는 존재하지만, 롯데는 전반적인 불펜 노쇠화를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부쩍 성장세를 보인 홍성민과 이성민, 1군 전력감으로 가능성을 보인 김원중과 심규범,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고원준 진명호 등 20대 불펜 투수들이 뒤를 받치겠지만, 1군 6~7명에 이르는 불펜진 대부분은 30대 베테랑들로 채워질 공산이 크다. 손승락 윤길현 정대현 김성배 강영식 이명우 모두 부상만 없다면 쓰임새가 확실하게 정해진 투수들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난 15일 미국 애리조나로 전지훈련을 떠난 롯데 불펜 투수들은 체력 강화를 제1의 과제로 삼았다. 한 시즌을 온전히 버틸 수 있는 체력을 기르고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러닝훈련과 웨이트트레이닝이 필수적이다. 다행히 현재 애리조나에서 훈련중인 투수들 가운데 부상이나 수술 후 재활을 진행중인 선수는 없다. 정상적인 몸상태로 훈련을 시작했다고 보면 된다. 롯데로서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들 가운데 최근 몇 시즌에 걸쳐 무리하게 시즌을 소화한 투수들도 없다. 손승락은 지난해 58경기에서 61⅓이닝을 던졌다. 넥센 히어로즈에서 마무리를 맡았던 지난 2010년부터 최근 6시즌 연속 50~60이닝 정도를 던졌다. 투구량을 꾸준하게 유지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윤길현은 2010년과 2013년에 걸쳐 세 차례 팔꿈치 수술을 받았지만, 이후 등판에 지장을 받을 정도로 후유증이 남지는 않았다. 2014년과 지난해 각각 57⅔이닝, 62⅔이닝을 투구했다.

롯데 이적 직후 우여곡절을 겪었던 정대현의 경우 2014년말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고 지난해 7월 불펜진에 합류해 19경기에 출전해 이전의 구위를 회복했다. 성적은 2승3패, 3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2.95. 정대현은 지난 시즌을 마친 뒤 프리미어12에 참가하는 등 몸상태에 아무 이상이 없음을 과시했다. 김성배는 2014년과 2015년, 두 시즌 동안 팔꿈치 등 부상 후유증으로 인해 평균자책점 6.83으로 부진했지만, 올시즌에는 부상없이 풀타임을 뛸 수 있는 몸을 만들어놓겠다고 했다. 최근 9년 연속 50경기 등판한 강영식과 최근 4년 동안 평균 67경기에 나선 이명우도 몸상태에 아무 이상이 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롯데는 시즌이 개막되면 불펜진 운영에 있어 이들의 체력 안배를 신중하게 모색해야 한다. 롯데는 최근 몇 년 동안 불펜 자원이 마땅치 않아 몇몇 투수들이 보직을 옮겨다니며 자리를 잡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지금은 당장 정상을 넘볼 수 있는 자원들을 확보한 만큼 확실한 보직 구분을 통해 안정된 불펜 운영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어느 한 투수를 집중적으로 투입하는 무리수를 둘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다.

경험이 풍부한 불펜 자원을 확보한 조원우 감독이 올시즌 어떤 투수 운용법을 보여줄 지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