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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클래식 데뷔' 조석재 "나도 아드리아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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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포인트 15개 정도가 목표입니다."

클래식 새내기 공격수의 목표 치고는 당차 보였다.

그런데 목표를 세운 주인공이 조석재(23·전남)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데뷔 첫 해부터 진한 향기를 내뿜었다. 지난해 전북 현대에 입단하며 프로 데뷔한 조석재는 곧바로 임대된 챌린지(2부리그) 충주에서 36경기에 나서 19골-5도움을 기록했다. 충주가 지난해 터뜨린 49골 중 절반을 관여했다. 혹자는 편차가 큰 챌린지의 수준이 조석재의 선전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신인 선수가 데뷔 첫 해 팀 공격 핵심으로 24개의 공격포인트를 쓰기 위해선 그만큼의 기량이 뒷받침 되야 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조석재는 올해도 '임대생' 신분이다. 무대는 바뀌었다. K리그 클래식 전남에서 조석재를 원했다. 친정팀 전북으로 가진 못했지만 챌린지에서 클래식으로 '승격'을 했다. 친정으로 돌아가지 못한 아쉬움이 크지만 클래식 리거로 첫 시즌을 맞이하는 기대감도 남다르다. 조석재는 "확실히 클래식 공기는 다르다는 점을 많이 느끼고 있다. 팀에 합류한 지 2주 밖에 되지 않았는데 훈련 중 뿜어져 나오는 (경쟁) 열기가 장난이 아니다"라고 털어놓았다.

전남에서의 화두는 '증명'이다. 2년 동안 '무사수행'을 보낸 친정팀 전북에 자신의 기량을 입증해야 한다. 물론 '현 소속팀' 전남이 실패한다면 조석재가 이룬 성과도 물거품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팀'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임대 규정 탓에 전북전엔 출전할 수 없는 조석재는 "전북전에서 골을 넣고 싶은 마음이 없다면 거짓말"이라고 한참 웃은 뒤 "더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나를 원한 전남에서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이 크다"고 밝혔다.

공격수 출신인 노상래 전남 감독은 조석재에 거는 기대가 크다. 전북으로 이적한 이종호의 빈 자리를 메울 자원으로 일찌감치 조석재를 낙점했다. K리그 8년차인 '한국형 외국인 공격수' 스테보에게 전담지도를 맡겼을 정도다. 조석재는 "감독님이 스테보에게 나를 '넥스트 이종호'라고 소개했다고 들었다"며 "훈련장 안팎에서 스테보가 많은 도움을 주고 있고 서로 이야기도 많이 나눈다. 배우는 점이 많다"고 밝혔다.

챌린지 최고의 공격수였지만 클래식에선 새내기다. 전남엔 스테보 뿐만 아니라 유고비치, 오르샤 등 수준급 외국인 공격수들도 즐비하다. 이들 안에서 조석재가 두각을 드러낼 지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이에 대해 조석재는 "좋은 외국인 공격수가 많다는 점은 내 역할이 중요하다는 뜻과 함께 그만큼 (득점) 기회도 많이 잡을 수 있다는 뜻"이라며 "조화만 잘 이뤄진다면 멋진 공격력이 나올 것이다. 나부터 팀에 헌신하는 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드리아노가 대전 시절 챌린지 득점왕을 차지한 뒤 클래식에서 통할까 하는 우려가 컸지만 결국 클래식에서도 득점왕 경쟁을 했다"며 "내 경험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주눅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시즌에 임하는 당찬 각오를 드러냈다.

두 번째 임대 시즌을 준비하는 조석재가 과연 '전남의 복덩이'가 될 지 지켜볼 일이다.

광양=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