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뒷문과 좋은 성적은 정비례한다.
지난해 정규리그에서 5강에 들어간 팀 들 중 확실한 마무리가 없었던 팀은 하나도 없었다. SK 와이번스도 윤길현-정우람의 좋은 불펜투수를 통해 5위의 턱걸이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그런데 올해는 뒷문이 열려 있다. SK의 든든한 뒷문이었던 정우람과 윤길현이 모두 빠졌다. 정우람은 역대 불펜 투수 최고액인 86억원을 받고 한화 이글스로 옮겼고, 윤길현은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했다.
SK는 이들이 없는 상황에서 지난해보다 더 나은 성적을 바라봐야 한다. 지난해 윤길현과 정우람은 셋업맨과 마무리를 번갈아 맡았다. 그래서 정우람은 16세이브에 11홀드를 기록했고, 윤길현은 13세이브와 17홀드를 올렸다. 두 투수가 합계 29세이브, 28홀드를 기록했다. SK가 지난해 전체 투수들이 31세이브, 60홀드를 올렸으니 둘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었는지 알 수 있다.
일단 마무리를 확정해야 한다. 그나마 희망적인 것은 박희수가 있다는 것이다. 박희수는 지난 2013년 정우람이 빠졌을 때 마무리로 나가 24세이브를 올린 적이 있는 대표적인 왼손 불펜투수다. 어깨가 100%로 좋은 상태라면 믿을 수 있는 카드. 불펜 자원도 풍부한 편이다. 박정배와 채병용 전유수 문광은 등의 우완 투수에 신재웅이 왼손 불펜으로 대기한다. 사이드암 박민호도 있다. 여기에 군제대로 합류한 정영일과 문승원도 기대를 받고 있는 선수. 특히 정영일은 LA 에인절스에 입단했었던 특급 유망주로 힘있는 빠른 공이 매력적이다. 윤길현의 보상선수로 얻은 김승회도 SK 불펜의 한 축이 될 수 있다. 양적으론 분명히 크게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이들이 얼마나 자기 보직에서 기대만큼의 활약을 해주느냐가 중요하다.
SK 김용희 감독이 전지훈련과 시범경기를 통해 누구에게 어떤 역할을 부여하며 불펜진을 짤지가 궁금해진다. 초반에 생각한대로 불펜진이 안정적으로 버텨준다면 SK는 분명 희망적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