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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불문율도 깬 '개콘', 제2의 도약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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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KBS2 '개그콘서트'는 되살아날 수 있을까.

'개그콘서트'에게 2015년은 혹독했다. 방송이 끝날 때마다 '노잼콘서트', '개그사망'이라는 등 혹평이 쏟아졌고 마지노선이라 할 수 있었던 시청률 10% 선도 무너졌다. 여러모로 자존심에 금이 간 한해였다. 그런데 2016년, '개그콘서트'는 확실한 변화를 예고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개그맨 안상태의 귀환이다. 안상태는 '요리하는 고야'를 통해 5년 여만에 '개그콘서트'에 복귀한다. 사실 '개그콘서트'는 한번 무대를 떠난 개그맨을 다시 불러온 일이 없었다. 이는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얘기다. 그런데 연기 활동에 전념했던 안상태를 다시 불러들였다는 것은 그만큼 위기를 절감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쨌든 안상태는 '개그콘서트'에 힘을 불어넣어 줄 인물임은 확실하다.

일단 시청자들이 안상태의 귀환을 반기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개그콘서트'에서 안어벙('깜빡 홈쇼핑'), 안상태 기자('봉숭아 학당') 등 레전드 캐릭터를 탄생시키며 인기를 끌었던 인물이기 때문. 스타 개그맨의 부재에 시달렸던 '개그콘서트' 입장에서도 이런 안상태의 등장은 반가운 일이다. 더욱이 신인 개그맨들에게 길을 잡아줄 멘토로서 활약할 것이란 기대도 있다. 현재 '개그콘서트'의 위기는 신인 개그맨들의 억지 유행어와 웃음 강요 때문에 찾아왔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럴 때 대선배의 개그 노하우가 자제력과 활력을 키워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안상태는 "나이 어린 30기 후배들이 인사하더라. 너무 놀라 '뭐라고?'라고 되물었다. 시간 참 빠르게 흐른 것 같다. '개그콘서트' 무대가 전혀 낯설지 않았다. 지난 주에도 녹화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 편한 집 같은 곳"이라며 "개그가 아직도 어렵다. '개그콘서트'에 대한 애정과 기대치가 높다는 것을 안다. 나의 장점인 캐릭터를 십분 살리려 한다. 시청자들의 일상을 파고 들어 피로를 덜어드리겠다"고 밝혔다.

신개념 개그 장르도 개척하고 있다. 유민상은 해외 버라이어티 쇼를 패러디한 코너 '웰컴 백 쇼'로 활약 중이다. '웰컴 백 쇼'는 만화 주인공이 실제 인물이라 가정하고, 그의 근황을 전하는 포맷의 코너다. 그런데 추억 속 만화 주인공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현실적이고 자조적인 근황이 웃음을 유발하는 포인트다. 실제로 유민상은 만화 속 날렵함은 찾아볼 수 없는 후덕한 비주얼의 '독수리 오형제' 맏형으로 등장했다. "이젠 유니폼이 맞지 않는다"고 토로한 그는 자신이 운영한다는 치킨집 홍보에 열을 올리는가 하면 다른 형제들의 근황을 묻자 "우린 배다른 형제"라고 고백했다. 또 '둘리' 희동이로 변신했을 때는 "두 번의 이혼을 겪으며 담배에 손을 대게 됐다", "고길동씨는 故길동씨가 되셨다"는 예측불허 근황토크를 펼쳤다. 이런 신선한 개그는 분명 이제까지의 '개그콘서트'에서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변화와 혁신을 각오한 '개그콘서트'가 과연 과거의 오명을 벗고 멋지게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