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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투수 윤석민이 말하는 선발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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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확실한 전력 보강은 불가능하다고 해도 아쉬움이 컸다. 수준급 마무리, 듬직하게 뒷문을 지켜줄 어깨가 필요했는데, 소문만 나돌다가 말았다. 7위에 그쳤던 지난해와 비교해보면 외국인 투수를 교체한 것 외에 달라진 게 없다. 아무리 안치홍 김선빈이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하는 2017년을 KIA 타이거즈 재도약의 기점이 되는 시즌으로 본다고 해도, 코칭스태프 입장에서 보면 가슴 답답한 겨울야구다.

그래도 희망을 찾는다면? 수없이 많은 물음표를 동반한 2016년이다. 이번 시즌 타이거즈 전력의 가장 큰 변화가 윤석민(30)의 선발 투수 전환이다. 윤석민을 중심에 둔 역할 변화가 지난 4년간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한 KIA 성적에 지대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월 초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전격 복귀. 여러 상황 요인이 작용해 윤석민에게 선발 투수가 아닌 마무리 보직이 주어졌다. '마무리 윤석민' 카드는 타이거즈의 오랜 마무리 고민을 씻어줬다. 51경기에 등판해 2승6패30세이브, 평균자책점 2.96. 윤석민이 없었다면, 시즌 막판까지 이어진 5강 싸움이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런데 '마무리 윤석민' 카드의 유효 기간이 1년이라는 게 문제였다. 윤석민의 마무리 보직은 어디까지나 1년 한시적인 결정이었다.

어쨌든 타이거즈는 윤석민과 양현종, 최고의 국내 투수 '원투 펀치'를 보유하게 됐다. 대다수 팀이 4~5선발을 고민하는데. 일찌감치 사실상 선발진을 확정했다. 연봉 170만달러의 외국인 투수 헥터 노에시, 지크 스프루일에 임준혁까지 포함해 KBO리그 10개 팀 중 최고 수준의 선발진이라는 평가다. 개막전 선발로 윤석민과 양현종을 놓고 기분좋은 고민을 해야할 정도다.

하지만 여러가지 조건이 총족되어야 마지막까지 웃을 수 있다. 윤석민은 선동열 전 감독이 팀을 이끌었던 2012년 이후 사실상 4년 만에 선발 투수로 풀타임 시즌을 맞게 된다.

FA(자유계약선수)를 앞둔 2013년 30경기에 나서 3승6패7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4.00. 윤석민은 어깨 통증으로 시즌 초반 나서지 못하면서 87⅔이닝 투구에 그쳤고, 선발로 뛰다가 마무리로 나섰다. 볼티모어에 입단한 2014년에는 마이너리그 트리플 A에서 선발로 뛰었지만 충분히 던지지 못했고, 지난해에는 마무리로 나서 70이닝을 던졌다. 지난 3년간 충분한 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 선발 투수로서 3년 공백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팀이 원하는 건 단순한 선발이 아닌 매 경기 6~7이닝을 책임지면서 시즌 전체를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대진 투수 코치는 "보직 변화가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자기 관리를 잘 하는 선수라 잘 준비할 것이다"고 했다. 마무리와 선발을 두루 경험해 보직의 특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설명이다. 윤석민은 "특별히 달라질 게 없다. 하던대로 운동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금까지 시즌을 앞두고 목표를 밝히 적이 없는데, 올해도 마찬가지다. 열심히 던지다보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윤석민이 선발로 자리를 잡는다고 해도, 빈자리는 남는다. 벌써부터 마무리가 KIA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힌다. 퍼즐 한쪽을 맞추면 다른쪽이 비게 되는 KIA 마운드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