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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우승병 치유되나]두산 외국인 수난사 올해는 떨쳐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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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한국시리즈 우승팀들에게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외국인 선수들이 우승의 주역으로 활약했다는 것이다. 2014년 삼성 라이온즈 우승의 주역은 야마이코 나바로였다. 2009년 KIA 타이거즈에게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안긴 선수는 에이스 아킬리노 로페즈였다. 2000년대 초반 현대 유니콘스 토마스 퀸란, 두산 베어스 타이론 우즈도 우승에 큰 몫을 차지했다. 이들은 페넌트레이스와 포스트시즌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며 팀을 정상에 올려놓았다.

그런데 지난해 두산은 그렇지 않았다. 페넌트레이스 내내 외국인 선수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한국시리즈 우승이 결정됐던 순간, 28명의 명단에 더스틴 니퍼트와 데이빈슨 로메로가 있었지만, 이 2명도 페넌트레이스에서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2015년 두산은 투수 니퍼트와 유네스키 마야, 야수 잭 루츠로 시즌을 시작했다. 그러나 니퍼트가 부상으로 시즌의 절반 정도 로테이션에서 빠졌고, 루츠는 8경기만에 방출됐다. 마야는 4월 9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노히트노런을 달성한 이후 부진을 면치 못하고 6월 중순 출국짐을 싸고 말았다. 대체 요원으로 들어온 투수 앤서니 스와잭은 5승7패, 평균자책점 5.26으로 낙제점을 받았고, 로메로는 성실한 자세에도 불구하고 타율 2할5푼3리, 12홈런, 50타점의 성적을 내며 기량 미달 판정을 받았다. 그나마 니퍼트가 포스트시즌서 제 몫을 해준 것이 힘이 됐다.

전통적으로 두산에는 뛰어난 외국인 선수들이 많았다. 우즈를 비롯해 게리 래스, 맷 랜들, 다니엘 리오스 등이 두산에서 이름을 빛냈다. 하지만 2010년 이후에는 니퍼트를 빼면 이렇다 할 외국인 선수를 꼽기 힘들다. 급기야 지난해에는 외국인 선수 때문에 10개팀 중 가장 많은 고민을 해야 했다.

새해에는 외국인 선수 수난사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까. 두산은 13일 현재 외국인 선수 3명 가운데 투수 2명을 결정했다. 니퍼트와의 오랜 협상 끝에 120만달러에 재계약했고, 오른손 투수 마이클 보우덴을 60만달러에 영입했다. 야수 한 명을 남겨놓고 있는데 두산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김현수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거포를 찾고 있다.

니퍼트는 지난해 포스트시즌서 몸상태와 구위를 회복해 올시즌 에이스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니퍼트는 부상만 없다면 30경기 이상 등판해 12~13승은 가볍게 따낼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문제는 새롭게 합류한 보우덴이다. 보우덴은 2005년 메이저리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을 받은 유망주 출신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통산 103경기에서 3승5패, 평균자책점 4.50을 올리는데 그쳤지만, 2014년 일본 세이부 라이온즈에서 뛰었고 지난해에는 트리플A에서 11승5패, 평균자책점 2.63의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두산은 니퍼트와 유희관, 장원준에 이어 보우덴이 정상적으로 로테이션을 지켜준다면 최강 선발진을 가동할 수 있다.

김현수의 자리를 메워줄 외국인 타자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시즌 전망을 하기는 힘들다. 아직까지 마땅한 후보를 찾지 못했다면 계약이 2월 이후로 늦어질 수도 있다. 현재 메이저리그는 40인 로스터를 채우지 못한 팀들이 많다. KBO리그에서 쓸만한 기량을 지닌 선수는 대부분 40인 로스터의 경계에 포진해 있기 때문에 그들이 한국행을 결심하려면 좀더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즉 두산은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개막 이후까지 외국인 타자를 결정짓지 못할 수도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타격 실력만 있다면 포지션은 크게 상관없다는 점이다.

두산은 올해 김현수의 공백을 메울 수만 있다면 디펜딩챔피언으로서 손색없는 전력을 갖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키를 외국인 선수들이 지니고 있다. 3명 모두 만족스러운 활약을 펼쳐 준다면 두산은 정상에 가장 근접한 팀이라고 할 수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