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7억5000만원.
KIA 타이거즈 좌완 투수 양현종(28)이 12일 내년 시즌 연봉 재계약을 했다. 인상률 87.5%, 올해 연봉 4억원에서 3억5000만원이 올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거침이 없었다. 지난 겨울 양현종은 1억2000만원에서 2억8000만원이 오른 4억원에 사인했다. KIA 구단 사상 최고 인상금액을 기록했다. 올해 기록을 하나 더 깼다. 3억5000만원은 KBO리그 비FA(자유계약선수) 최고 인상금액이다. 지난해 SK 와이번스 김광현의 3억3000만원(2억7000만원→6억원)을 넘었다.
KIA 구단 관계자는 "팀 기여도와 고과를 따져 연봉을 산정했다. 금액에 별 이견이 없었다"고 했다. 두 차례 만남에서 합의점을 찾았다고 한다. 양현종은 "배려해주신 구단에 고맙다.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갖고 시즌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고 했다.
2014년 16승8패-평균자책점 4.25. 에이스로 우뚝 선 양현종은 지난해 15승6패-평균자책점 2.44를 찍었다. 유일하게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팀은 정규시즌 7위에 그쳤지만 양현종만은 꾸준한 활약을 이어갔다. 2014년 시즌 종료 후 추진했던 메이저리그 진출이 좌절돼 의욕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었는데 기우였다.
그런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고 해도 인상금액이 예상보다 크다. 그동안 KIA 구단 관계자는 "팀 기여도, 고과에 따라 연봉을 책정하겠다. 지금까지 우리 팀에는 '예비 FA 프리미엄'이 없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고 강조했다. 예비 FA에게 성적 이상의 과도한 연봉을 안겨주지 않겠다는 설명이었다. 대다수 팀이 FA를 앞두고 있는 주력 선수의 몸값을 크게 올린다. 이적을 막기 위한 일종의 '몸값 장벽'이다. 또 선수가 이적하더라도 많은 보상금을 받겠다는 의도다. 양현종은 올 시즌을 채우면 FA가 된다.
그러나 양현종은 어디까지나 '예외'였다. 에이스에 대한 예우와 함께 '예비 FA'라는 점을 고려한 금액이라는 게 야구인들의 생각이다. '예비 FA 프리미엄'이 아니라면 3억5000만원 인상이 어려웠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물론, 양현종이기에 누릴 수 있는 상황 전개다.
이제 김광현 연봉으로 관심이 옮겨갈 것 같다.
한편, KIA는 양현종을 마지막으로 대상 선수 50명 전원과 재계약을 마쳤다. 인상자가 33명이고 동결이 7명, 삭감된 선수가 10명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