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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 구단 공통 테마, '뛰어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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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가 올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되는 이유 중 하나는 '발'이다. 테임즈, 박석민, 나성범 등 거포 앞에 언제든 뛸 수 있는 타자들이 버티고 있다. NC는 지난해 팀 도루가 204개였다. 박민우 김종호 등을 앞세워 이 부문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NC는 이변이 없는 한 올해도 팀 도루 1위가 유력하다. 나성범, 테임즈마저 뛰는 팀이 바로 NC다.

도루의 가치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빠른 주자가 스킵 동작만 취해도 상대 배터리의 볼배합은 단순해지기 마련이다. 심리적으로 거세게 압박할 수도 있다. 물론 주자 입장에서는 늘 부상 위험성을 안고 있다. 머리부터 들어가는 슬라이딩은 손가락 골절, 어깨 부상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그만큼 팀이 얻는 이득은 크다. 현재 NC뿐만 아니라 나머지 9개 구단들도 뛰는 야구를 올해의 키워드로 꼽고 있는 이유다.

넥센 히어로즈가 대표적이다. 팀 내 홈런 1~3위 타자인 박병호, 스나이더, 유한준이 모두 빠져나가면서 뛰는 야구를 천명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모든 선수에게 그린라이트를 부여할 생각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뛰어라. 그러다보면 느끼는 게 있을 것"이라며 "팀 도루 3위 안에 드는 것이 목표다. 쉽지 않겠지만 시행 착오를 겪더라도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를 밀어붙이겠다"고 말했다.

다행히 후보는 많다. 선수단 평균 연령이 어려진 만큼, 발 빠른 어린 선수들이 수두룩하다. 최근 몇 년간 전문대주자로 알토란 같은 역할을 한 유재신도 "이젠 나보다 빠른 선수들이 많다. 김하성, 고종욱, 임병욱 등 후배들의 스피드가 나보다 낫다"고 했다. 다만 도루는 스피드만 가지고 하는 게 아니다. 현역 시절 '대도'로 이름을 떨친 전준호 NC 코치는 "스타트가 90%"라고 말했다. 즉, 넥센 선수들에게 필요한 것도 스타트 타이밍을 잡는 노하우. 성공과 실패의 숱한 경험이 필요하다. 그래서 염 감독도 "처음에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쉼 없이 시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프시즌 원정 도박 문제로 홍역을 앓은 삼성 라이온즈도 결국은 뛰어야 한다. 도루왕 박해민에다 구자욱, 배영섭, 김상수 등 자원만 놓고 보면 NC에 맞설 유일한 팀이기도 하다. 삼성은 이번에 나바로, 박석민을 모두 놓치면서 장타력 감소가 예상된다. 이 둘은 지난해 각각 48홈런, 26홈런을 때리며 74홈런을 합작한 거포다. 때문에 일단은 다른 루트를 활용한 득점 공식이 필요하다. 큰 것 한 방이 아닌, 서서히 상대를 압박하면서 1점을 뽑아내는 기동력의 야구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 밖에 디펜딩챔피언 두산 베어스도 지난해 111개에 그친 팀 도루 개수를 150개 이상으로 늘리고자 한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부임 당시 때부터 "무조건 뛰어야 한다. 밖에서 본 두산은 어느 순간부터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이 사라졌다"며 "김현수도 김재호도 뛰어야 한다. 충분히 뛸 수 있는 선수들"이라고 했다. 또한 두산의 라이벌 LG 트윈스도 세대 교체를 통한 뛰는 야구에 목숨을 건다. 정근우 이용규를 보유한 김성근 한화 감독, 이대형을 품고 있는 조범현 kt 감독도 마찬가지다. 결국은 유례없이 치열한 순위싸움이 예상되는 올 시즌. 뛰어야 산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