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타선은 겨우내 큰 틀의 변화가 없습니다. 정상호를 영입했지만 이진영, 최승준, 나성용이 떠났습니다. 지난 시즌 팀의 발목을 잡았던 방망이를 보강하지 않고 스토브리그를 마무리한 셈입니다.
LG는 젊은 타자들의 성장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아울러 외국인 타자의 어깨도 한층 무거워졌습니다. 한국에서 2년차 시즌을 맞이하는 히메네스의 역할이 중요해졌습니다.
작년 6월 한나한의 대체 선수로 영입된 히메네스는 처음부터 빼어난 수비 능력을 과시했습니다. 좌우의 수비 폭이 넓고 어깨도 강했습니다. 자신의 앞으로 굴러오는 느린 타구를 맨손으로 잡아 송구하는 호수비를 자주 연출했습니다. 정성훈의 1루수 전환 후 LG의 고민이 된 핫코너를 든든하게 지켰습니다.
문제는 공격력이었습니다. 6월에는 10경기에서 0.302의 타율을 기록했습니다. KBO리그에서 타격도 쉽게 정착하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7월 들어 19경기에서 0.192로 타율이 곤두박질쳤습니다. 타석에서 매우 적극적인 성향을 보이는 히메네스가 상대 투수들이 스트라이크를 주지 않고 유인구로 승부하자 약점을 노출했기 때문입니다. 8월 초 그는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었습니다.
2군에서 재정비한 뒤 1군에 복귀한 히메네스는 달라진 면모를 선보였습니다. 유인구에 쉽게 방망이가 나가는 약점을 보완했습니다. 9월 이후에는 25경기에서 99타수 39안타 0.394의 타율로 맹타를 휘둘렀습니다.
히메네스는 0.312의 타율 11홈런으로 시즌을 마쳤습니다. 그가 70경기 만에 작성한 3할 타율과 두 자릿수 홈런임을 감안하면 144경기 한 시즌에는 20홈런 이상을 기대해볼만 합니다. 8월만 해도 재계약 가능성이 희박했던 히메네스는 11월 9일 소사와 함께 재계약이 발표되었습니다. 도루도 8개를 기록해 올 시즌 LG가 추구하는 빠른 야구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히메네스는 4번 타자는 아니지만 중심 타선에 배치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건강한 이병규(7번)가 4번 타자를 맡고 그가 5번 타순에서 뒤를 받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시즌 0.238로 낮았던 득점권 타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 히메네스입니다.
LG는 타 팀 외국인 타자의 맹활약을 구경만 하는 입장이었습니다. 히메네스에 바라는 것은 타 팀 외국인 타자에 뒤지지 않는 폭발력입니다. 힘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LG 타선에 느낌표를 찍어야 합니다. 히메네스가 특유의 친화력과 수비 능력에 방망이 솜씨를 더할지 관심이 쏠릴 것입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