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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분위기' 문채원 "운명적 로맨스 상상할 때 있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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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문채원이 1년만에 스크린에 컴백했다. 데뷔 9년차 배우가 되며 어느덧 자신만의 연기 영역을 구축한 배우로 성장한 문채원이 이번에는 '원나잇 스탠드'라는 다소 자극적인 소재를 다룬 영화 '그날의 분위기'로 다시 영화팬들의 마음을 흔들 예정이다. 이른 바 '철벽녀'라 불리는 캐릭터 수정 역을 연기한 문채원에게 현재의 배우 문채원에 대해 물어봤다.

-'그날의 분위기'를 선택한 이유는.

▶물론 '내부자들'의 안상구(이병헌)나 '베테랑'의 조태오(유아인)처럼 꼭지점이 많은 캐릭터가 관객들에게 인식되기 쉽다는 사실은 안다. '그날의 분위기' 대본을 읽고 2~3일 정도 고민을 했었는데 그 이유도 꼭지점이 별로 없는 둥그런 캐릭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 특성상 주인공 두명 다 바람둥이이기는 힘들다. 한 캐릭터는 수정 같아야 여성 관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고 본다.

-수정 캐릭터를 설명한다면.

▶상당히 소심하고 용기도 잘 못내고 누가 다가오면 벽을 쳐버리는 인물이다. 주위에 그런 여자들 많지 않나.(웃음) 공감하면서 보기가 좋을 것 같다. 수정처럼 둥그런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것도 쉽지는 않다. 수정은 또 매력도 있는 캐릭터였다. 어떤 면에서 보면 자책도 많이 하고 사기가 떨어진 인물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어떤 면으로는 은근히 자기가 꽤 괜찮다고 생각하는 여성이기도 하다. 촬영 때는 조금 흥분한 모습도 있고 오버한 모습도 있었는데 편집할 때 감독님이 전반적으로 잔잔하게 만드신 것 같다. 감독님의 의도가 처음부터 그런 것이었으니까.

-호텔에서 재현(유연석)과 함께 있는 장면에서는 진짜 얼굴이 발그레하던데.

▶사실 그날 좀 많이 아팠다. 열이 심하게 났다. 목소리도 잘 안나오는 상태였다. 그래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어차피 수정이 부끄러워하는 장면이기도 해서 감독님은 더 낫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 사실 목소리가 잘 안나온 부분이 있어서 그 장면은 후시녹음이 들어갔다.

-하루에 벌어지는 일이라 중반 이후까지 정장 한 벌로 출연한다.

▶어차피 회사 동료가 구해준 옷을 입고 내려가는 설정이라 어색해보이는 것이 주 목적이었다. 똑같은 옷 3~4벌을 돌려가면서 찍었다. '만추'의 탕웨이처럼 한 벌이 잘 어울려야하면 패션에 정말 신경을 많이 썼을 텐데 수정은 '핑크'를 별로 안좋아하는 캐릭터라 의상팀에서 입혀주는데로 입었다.(웃음) 사실 의상보다 하이힐이 좀 힘들었다. 그나마 앞굽도 조금 있는 힐이라 다행이었던 것 같다.

-예고편에서 재현이 KTX안에서 "오늘 웬만하면 그쪽이랑 자려고요"라고 말하는 장면이 화제가 됐다.

▶사실 실제 생활에서 그런 일이 있다면 상대 여자에게 따귀 맞을 일 아닌가.(웃음) 영화적 장치인 것 같다. 아무리 호감가는 스타일이라도 그런 식으로 말하면 여자 입장에서는 많이 당혹스러울 것 같다. 일단 설정 자체는 평소 우리들도 늘 생각하는 부분이다. 나부터도 비행기를 탔는데 옆좌석이 비어있다면 '내 이상형이 옆자리에 앉았으면 좋겠다'라며 갑작스레 로맨스 영화를 상상한다. 누구나 그런 상상은 해보지 않나. 물론 현실은 완전히 다르지만 말이다.(웃음) 그런 상상을 건드려주는 게 우리 영화 같다.

-유연석과는 처음 호흡을 맞췄다.

▶'응답하라 1994'(이하 응사)에서는 (유)연석 오빠가 정말 순애보적인 캐릭터로 나왔다고 하던데 나는 그 드라마를 보지 못했다. 그리고 '늑대소년'이나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에서의 유연석만 봤다. 그래서 차라리 우리 영화의 바람둥이 캐릭터에 잘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응사'를 봤으면 좀 더 순애보적인 캐릭터로 생각했을텐데 못봐서 재현을 좀 더 '날라리' 같을 것이라고 상상하기도 했다.

-끝으로 요즘 '문채원 단발'에 대한 관심이 많다.

▶사실 단발은 3월에 시작하는 드라마 '굿바이 미스터 블랙' 속 캐릭터 때문에 결정한 것이다. 드라마 촬영에 임박해서 자르면 어색해 하시는 분들도 많을 것 같아서 좀 더 편안하게 다가가려고 좀 미리 잘랐다. 이번 드라마는 '본'시리즈처럼 액션이 많아서 좀 걱정이 되기도 한다. 태국에 가서 한달 동안 촬영을 하는데 사고 없이 잘 끝났으면 좋겠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