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연습생 101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경쟁 프로그램 '프로듀스101'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번 경합에 참가할 101명의 연습생은 지난달 17일 방송된 Mnet '엠카운트다운'에서 첫 선을 보인데 이어 10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올스타전에서 축하 공연을 펼쳤다.
'프로듀스101'은 국내 46개 기획사에서 모인 101명의 여자 연습생이 참가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오는 22일 오후 11시 Mnet을 통해 첫 방송될 예정이다.
아직 방송이 되지 않아 이번 프로그램이 어떤 반응을 낳을지 알 수 없지만 그동안 보여준 2번의 무대 만으로도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우선 이번 프로그램이 우승에 해당하는 유닛의 걸그룹에 뽑히기 보다는 그 직전의 마지막 경합까지 가는게 목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1등이 목표가 아닌 2등을 목표로 경합을 벌이는 이상한 구조라는 의미다.
이는 유닛으로 선발될 경우 이후 10개월간 유닛의 멤버로서 의무적으로 활동을 해야 하는 만큼 소속사 입장에서는 차라리 그 전에 탈락하는게 이득이라는 설명이다. 한 가요 관계자는 "유닛이 최종 몇 명으로 구성될 지는 모르지만 지금까지는 11명으로 알려져 있다"며 "그렇다면 유닛으로 뽑히기 직전까지 올라 인지도를 쌓은 뒤 소속사로 돌아와 신인 걸그룹의 멤버로 데뷔를 하는게 더 나은거 아니냐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받게될 '악플'도 걱정이다. 프로그램의 성격 자체가 경쟁을 기본으로 하고 있는 만큼 101명의 연습생들은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매 순간 최선을 다할 수 밖에 없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자신이 가진 것 이상으로 보여줄 수 밖에 없고, 이는 보는 이들을 불편하게 만들 수 있다.
초반 탈락자들 역시 문제다. 101명의 연습생은 모두 소속사를 대표해 참가했는데 초반 탈락은 곧바로 소속사의 실력으로 이어질 위험성도 배제하기 쉽지 않다.
이번 프로젝트에 연습생을 참가시킨 한 소속사의 대표 A씨는 "'프로듀스101'은 '언프리티랩스타'와 완전히 성격이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언프리티랩스타'는 힙합이란 자유로움 때문에 참가자가 오버를 하는 것이 어느 정도 인정됐지만 '프로듀스101'은 걸그룹 데뷔를 원하는 연습생들이 참가하는 프로그램이다"며 "따라서 프로그램 진행 과정에서 한 번 욕을 먹게 되면 이후 걸그룹으로 데뷔 해서까지 계속 꼬리표로 남을 수 있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이어 "소속사 입장에서는 우리 연습생이 초반 탈락하면 회사 이미지도 나빠질까봐 많이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101명의 연습생이 공정한 경쟁을 펼친다고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미 뽑힐 사람이 정해져 있는거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실제로 지난달 17일 '엠카운트다운'에서 최초로 선보인 '픽미' 무대는 멤버별로 부각되는 정도에서 확연히 차이가 났다. 일부 연습생은 무대 위에서 카메라에 집중 노출된 것에 비해 일부는 무대 밑에서 노래가 한참 불려진 뒤에야 얼굴이 보여졌다.
이번 프로그램의 심사가 어떻게 진행될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중의 평가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 만큼 많이 노출된 멤버일수록 유리할 수 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과연 공정한 경쟁인지 의문이 남을 수 밖에 없다. 특히 이미 101명의 연습생이 수준에 따라 A그룹부터 F그룹까지 분류된 것으로 알려져 출발 자체가 공정하지 않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프로듀스101'에 대한 여러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그럼에도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기대는 크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수가 되기를 바라는 연습생들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면을 갖고 있다. 한 관계자는 "그동안 여러 오디션 프로그램이 방송됐다. '프로듀스 101'은 그보다 인원이 많아진 것 뿐이다"며 "무엇보다 참가자들은 무대 경험을 확실히 해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어차피 가수가 되기 위해 준비를 해 왔는데 이 프로그램을 통해 그 꿈을 더욱 빨리 이룰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