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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빠른 야구, 뒤따라야 할 ‘필수 조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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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2016년 화두는 야수진 리빌딩입니다. 이진영을 kt로 떠나보냈고 이병규를 애리조나 전지훈련 명단에서 제외했습니다. 거포 자원 나성용과 최승준도 이적했습니다. 규모가 가장 큰 잠실구장에 어울리는 빠른 야구를 추구하려 합니다.

빠른 야구가 정착될 경우 외야 수비에서 변화가 따를 것입니다. 그간 LG 외야진은 잠실구장에 걸맞은 수비 범위를 선보이지 못했습니다. 송구 능력에도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상대 타자의 타구가 외야로 향하면 쉽게 한 베이스를 더 내주곤 했습니다. 외야수들의 수비 범위가 넓어지면 쉽게 한 베이스를 추가적으로 내주는 경우는 감소할 것입니다.

더욱 중요한 변화는 공격 쪽에 있습니다. 도루 등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로 득점력을 높인다는 것입니다. 지난 시즌의 실패 요인이었던 저조한 득점력을 빠른 야구로 만회하려 합니다.

하지만 LG가 지난 시즌 도루를 적게 한 것은 결코 아닙니다. 175개의 도루 시도로 리그 4위, 113개의 도루를 성공시켜 리그 5위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30도루 이상을 성공시킨 '대도'는 없었지만 팀 전반적인 차원에서 '빠른 야구'를 추구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문제는 홈까지 불러들이는 능력입니다. 2루나 3루는 빠른 야구로 갈 수 있습니다. 도루 혹은 치고 달리기의 내야 땅볼로 진루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홈은 다릅니다. 단순히 빠른 야구만으로는 홈에 파고들기는 어렵습니다. 타자가 외야로 타구를 보내지 못하면 득점권의 주자가 홈으로 들어오는 것은 쉽지 않은 노릇입니다. 무사 혹은 1사 3루의 좋은 득점 기회라도 삼진, 내야 땅볼, 내야 플라이로는 득점하기 어렵습니다. 홈 스틸은 1년에 한 번 정도 나오는 진귀한 플레이입니다.

지난 시즌 LG의 득점권 타율은 0.245로 리그 최하위였습니다. 리그 1위 득점권 타율의 삼성(0.311)과는 6푼 이상 차이가 났습니다. 득점권 타율은 타율에 수렴하는 것이기에 유의미한 지표가 아니라는 견해도 있습니다. 하지만 LG는 팀 타율(0.269)에 비해 득점권 타율이 2푼 이상 처졌습니다. KBO리그 10개 구단 중 팀 타율에 비해 득점권 타율이 2푼 이상 낮은 팀은 LG가 유일했습니다. LG 타자들이 유난히 득점권 상황에서 얼어붙었다는 의미입니다.

타점도 저조했습니다. 601타점으로 리그 최하위였습니다. 리그 1위 넥센(855타점)의 70.2%에 그쳤습니다. 7개 구단이 100타점 이상 타자를 보유했지만 LG에는 없었습니다. 타점 능력이 심각하게 부족한 LG 타선이었습니다.

LG의 낮은 득점력의 원인을 기술적인 측면보다는 정신적인 측면에서 찾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한나한을 타격 인스트럭터로 활용하려는 시도 또한 이와 연관된 것으로 보입니다. LG 타선이 뛰는 야구에 쏠쏠한 득점력까지 겸비해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