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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 가세, STL '슈퍼 불펜'으로 컵스 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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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34) 영입에 사실상 합의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메이저리그에서 최고의 투수력을 갖춘 팀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해 30팀중 가장 많은 100승(62패)을 거뒀다. 그 중심에 투수력이 있다. 팀 평균자책점이 2.94(1위). 30팀 중 유일하게 3점이하다.

세인트루이스의 2016시즌 목표는 월드시리즈 우승이다. 세인트루이스는 페넌트레이스에서 최고 승률을 기록하고도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 중부지구 라이벌 시카고 컵스에 완패(1승3패)를 당하며 '가을야구'를 접었다.

이번 겨울 스토브리그에서 시카고 컵스는 FA 시장에서 제이슨 헤이우드, 존 래키 등을 영입하면서 막대한 돈을 투자했다. 시카고의 전력 보강은 세인트루이스에 강력한 위협이 되고 있다. 세인트루이스는 선발 래키, 야수 헤이우드를 시카고에 빼앗겼다.

세인트루이스는 지난해 디비전시리즈에서 시카고를 상대해 불펜 싸움에서 열세를 보였다. 필승조 좌완 케빈 시그리스트(27)와 우완 세스 마네스(28), 우완 조나단 브록스턴(32) 등이 페넌트레이스 때보다 견고하지 못했다.

지난해 세인트루이스 중간 불펜은 젊고 싱싱했다. 시그리스트는 28홀드 6세이브(평균자책점 2.17), 마네스는 20홀드 3세이브(평균자책점 4.26), 브록스턴은 6홀드(평균자책점 2.66)을 기록했다. 하지만 가을야구 같은 비중이 큰 단기전 승부에서 경험 부족을 드러냈다.

세인트루이스는 최고의 선발진과 최고의 마무리 중 한 명인 트레버 로젠탈을 데리고 있다. 2016시즌 선발 로테이션은 애덤 웨인라이트, 마이크 리크, 마이클 와카, 제이미 가르시아, 카를로스 마르티네스 5명으로 꾸릴 가능성이 높다. 로젠탈은 빅리그 특A급에 해당하는 클로저다. 그렇지만 중간 불펜이 흔들릴 경우 선발진의 호투가 무색해질 수 있고, 또 마무리의 등판 기회가 줄어든다.

세인트루이스는 한국과 일본 프로야구를 평정한 오승환 영입을 통해 불펜의 깊이를 더하려고 했다. 미국 언론들은 세인트루이스가 더욱 강력한 '슈퍼 불펜'을 꾸리고 싶어했다고 판단한다.

오승환은 KBO리그 삼성에서 9시즌, 일본 한신 타이거즈에서 두 시즌 마무리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오승환은 빅리거 진출을 타진하면서 마무리를 고집하지 않았다. 셋업맨 보직이라도 팀 승리에 기여한다면 수용할 수 있다는 의사를 보였다. 또 오승환은 가을야구를 할 수 있는 강팀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승환은 프로무대와 국가대표 경기에서 국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아직 빅리그에선 루키로 검증이 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의 클로저로서의 풍부한 경험이라면 세인트루이스 젊은 중간 불펜에 도움을 줄 가능성이 높다. 시그리스트는 지난해 81경기에서 74⅔이닝을 책임졌다. 페넌트레이스에서 호투했지만 정작 중요한 포스트시즌에선 강력하지 못했다. 오승환이 불펜에 가세할 경우 시그리스트, 마네스 등의 부담이 줄 가능성이 높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