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외인타자 2명' 추진하는 한화, 성공가능성은?

by

상식의 틀이 또 한번 깨질 듯 하다. 한화 이글스가 남은 2명의 외국인 선수를 모두 타자로 영입하려는 구상을 하고 있다. 결국 중요한 건 '효율성'이다. 과연 이런 파격적인 시도가 팀 전력에 실질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생각해봐야 한다.

현재 한화는 외국인 선수 영입 작업이 더디다. 지난해 말 일찌감치 에스밀 로저스와의 재계약을 성사시킨 시점까지는 분위기가 괜찮았다. 미치 탈보트와도 재계약에 대부분 합의한 상황이라 외인 영입 작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듯 했다. 외국인 타자도 최종 후보군이 나와있었다. 당시 한화 고위 관계자는 "올해 안으로 외국인 선수 영입을 모두 마무리짓겠다"는 말을 했었다.

하지만 이후 상황이 급격히 변해버렸다. 탈보트는 메디컬테스트 과정에서 허리에 이상이 발견돼 결국 재계약이 취소됐다. 또 계약서 최종 사인을 남겨두고 있던 외국인 타자도 잡지 못했다. 계약 작업이 늦춰지는 사이에 다른 구단이 재빨리 움직여 먼저 계약해버린 것. 결국 이런 일들이 이어지며 한화의 외국인 선수 영입 작업은 해를 넘겼고, 15일 스프링캠프 출발 이전까지도 완료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한화 관계자는 "업무 처리에 다소 미흡한 점이 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결국에는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는 좋은 선수를 영입하겠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최적의 인재를 선발할 것임을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팀내부적으로 외국인 선수 영입 대상에 관한 기조가 바뀔 조짐이 보인다. 김성근 감독은 "현재 2명의 외국인 선수를 모두 타자로 영입할 생각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로저스 1명에 야수 2명으로 외국인 엔트리를 채우겠다는 것. 만약 이 계획이 실제로 이뤄진다면 대단히 파격적인 시도다. 지난 2014년 외국인 선수 엔트리가 3명으로 늘어난 이후 각 구단은 공통적으로 '투수 2명+타자 1명' 조합으로 선수를 구성해왔다. 창단팀 혜택을 받아 외국인선수 쿼터를 4명까지 보유하게 된 NC 다이노스도 '투수 3명+타자 1명'으로 외인 시스템을 가동했다. 오직 지난해 kt위즈 만이 '투수 2명+타자 2명' 조합을 시즌 중간부터 가동한 적이 있다.

'외인 3명 엔트리'에서 타자 2명 구성은 꽤 큰 모험이다. 팀 전력에서 선발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보통은 선발투수 2명에 타자 1명으로 구성을 마쳤다. 다만 지난 2014년 KIA가 하이로 어센시오를 마무리 투수로 영입해 투수 2명을 '선발+마무리' 조합으로 가동한 적이 있다. 때문에 외국인 타자 브렛 필이 상황에 따라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결국 외국인 타자 2명을 운용하게 된다면 로저스가 선발로 나오는 날에는 둘 중에 1명만 가동할 수 있다는 단점이 또 발생한다. 그러나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한화가 외국인 타자 2명의 방안을 고민하는 건 현재 팀 사정을 감안했기 때문이다. 한화는 지난시즌 장타력 부재 문제를 겪었다. 확실한 홈런타자라고 할 만한 인물이 없었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은 외국인 타자 영입이다. 게다가 투수 쪽에서도 선발감들이 적지 않다. 결국 실력이 떨어지는 외국인 투수보다는 확실한 장타력을 지닌 타자를 영입하는 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아직 최종적으로 이 방안을 확정지은 것은 아니다. 과연 한화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그리고 이 선택은 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