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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리와 세든 최소 25승 합작? 그 기본조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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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브리그서 전력 보강을 이루지 못한 SK 와이번스는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 후보에서 거의 거론되지 않고 있다. 정우람과 윤길현이 FA로 빠져 나가 오히려 지난해 순위서 하락할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포지션별로 선수들 면면을 들여다 보면 그렇게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주요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고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미비해 예상 밖의 부진을 보였을 뿐이지 이를 극복한다면 올해도 포스트시즌을 꿈꿀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외국인 투수 메릴 켈리와 크리스 세든에 대한 기대를 빼놓을 수 없다. SK는 두 투수가 합계 25승을 따내기를 바라고 있다. 에이스 김광현까지 선발 '톱3'가 40승 가까이만 거둬준다면 3위권 안팎에서 경쟁을 벌일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계산상 가능한 이야기다. 통계에 따르면 선발투수 3명이 40승을 올릴 경우 전체 승수는 75~80승을 기대할 수 있다. 승률 5할3푼 이상에서 순위 싸움이 가능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켈리와 세든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켈리는 지난 시즌이 끝나고 재계약이 일찌감치 결정됐다. 켈리는 지난해 30경기에서 11승10패, 평균자책점 4.13을 기록했다. 특히 시즌 막판 5경기에서 4승에 평균자책점 2.60을 기록하며 SK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시즌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제몫을 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켈리의 강점 가운데 하나는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 선발투수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이다. 지난해 국내 무대에 데뷔해 선발 경기당 평균 6.14이닝을 던졌다. 최소 6이닝은 책임졌다는 이야기다. 7이닝 이상 던진 경기도 7번이나 된다. 이닝이터의 면모가 엿보인다.

세든은 일본과 대만을 거쳐 지난해 7월초 복귀해 14경기에서 7승5패, 평균자책점 4.99를 올렸다. 초반에는 2년만에 만난 KBO리그 타자들에게 고전했다. 복귀 첫 5경기에서 1승3패, 평균자책점 11.78로 실망감을 줬다. SK 내부에서는 "괜히 다시 데리고 온 것 아니냐"며 부정적인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8월 중순을 넘기면서 2년전 모습을 찾기 시작했다. 8월 28일 LG 트윈스전에서 완봉승을 거두며 탄력을 받은 세든은 시즌 막판 5경기에서 5승에 평균자책점 2.25의 호투를 이어가며 켈리와 함께 팀을 포스트시즌에 올려놓는데 힘을 보탰다. 세든과의 재계약을 고민하던 SK는 "시즌 막바지 2년전의 구위를 되찾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세든은 지난 2013년 14승을 올리며 에이스 역할을 했다. SK의 기대대로라면 올시즌에도 14승 안팎을 거둘 수 있다. 또 SK는 지난해 부상 때문에 2차례 정도 로테이션을 거른 켈리가 올해 꾸준히 페이스를 유지할 경우 지난해 승수 이상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세든의 2013년 14승과 켈리의 지난해 11승을 합치면 25승이다. SK는 '두 선수가 적어도 25승은 해줘야 하고, 할 수 있다'는 확신에 차 있다.

관건은 부상 방지다. SK는 지난해 트래비스 밴와트가 한창 컨디션 회복을 해나가던 7월초 타구에 손목을 맞고 골절상을 입은 아픈 기억이 있다. 그 때문에 한여름 레이스에서 힘을 쓰지 못한 SK다. 켈리 역시 지난해 손목 부상 때문에 시즌 첫 로테이션에서 빠졌고 5월에는 열흘 가까이 쉬기도 했다. 세든은 그동안 크게 부상을 당한 적이 없다는 점에서 큰 염려는 덜 수 있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부상만 없다면 두 투수 합계 60번 이상의 선발 등판이 가능하고, 최소 25승 합작도 그리 어렵지 않다는 게 SK의 계산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