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대표를 뽑는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으면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농협중앙회장 자리는 비상근 명예직이지만 8만여명의 임직원을 가진 농협중앙회 산하 계열사 대표 인선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농민 234만명을 대표해 정·관계까지 관심을 갖는 자리다. 이번 선거에는 6명의 후보가 출마해 각축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성희 후보와 최덕규 후보의 2파전으로 좁혀지고 있는 양상이다.
7일 농협중앙회 등에 따르면 제 23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는 이성희 전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 최덕규 합천가야농협 조합장, 하규호 김천직지농협 조합장, 박준식 서울관악농협 조합장, 김순재 전 창원동읍농협 조합장, 김병원 전 농협양곡 대표이사(기호순)가 후보 등록을 했다. 이번 농협중앙회장은 오는 12일 서울 농협중앙회에서 열리는 대의원회의에서 292명의 대의원조합장 투표로 선출된다. 새로 선출된 회장은 최원병 회장의 후임으로 앞으로 4년간 농협중앙회를 이끈다.
농협중앙회 안팎에서는 이성희 후보와 최덕규 후보가 2파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중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을 지내 다른 후보들보다 농협 조직을 잘 아는 이성희 후보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 근래 농협중앙회장이 경남 출신 정대근 회장의 연임에 이어 경북 출신 최원병 현 회장까지 연임을 해 특정지역 출신의 회장 독식에 우려가 나오는 점도 변수다. 이성희 후보는 경기, 최덕규 후보는 경남 출신이다. 농업계 한 관계자는 "(농협중앙회장의) 영남 출신 편중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 농업계의 중론"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세 번째 출마한 최덕규 후보의 7선 조합장 관록도 무시할 수 없어 두 후보는 막판까지 접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여론조사기관 알앤써치가 지난달 28일부터 이틀간 전국 농협 대의원과 조합장 29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농협중앙회장 적합도' 조사결과에서는 최덕규 후보(25.4%)가 이성희 후보(23.4%)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조완제 기자 jwj@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