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동안 한국시리즈 우승에 실패한 롯데 자이언츠. 올 시즌 얼마나 강해진 걸까.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롯데는 전력 보강을 알차게 했다. 최근 몇 년간 리그 최고 마무리 중 한 명으로 군림한 손승락, SK에서 클로저-셋업맨을 번갈아 맡은 윤길현을 영입했다.
지난해 붙박이 마무리 투수가 없던 한을 풀었다. 경기 막판만 되면 불안해지는 상황을 원천 봉쇄하고자 한다. 롯데는 지난 시즌 팀 세이브가 19개로 이 부문 꼴찌 막내 kt 위즈(16세이브)에 간신히 앞섰다. 2명의 외부 FA는 팀 최대 약점을 메워줄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팀 전력에 물음표가 잔뜩 달렸다. 긴 페넌트레이스를 치르는데 클로저만큼 중요한, 선발진이 미완성이기 때문이다. 마치 1년 전 모습을 보는 듯 하다. 새 사령탑 조원우 감독은 2015년 비슷한 시기의 이종운 신임 감독이 한 걱정을 그대로 하고 있다.
후보는 있다. 린드블럼-레일리-송승준에 이어 고원준이 4선발 후보로 거론된다. 조 감독도 마무리 훈련 중 "투수 코치가 좋다고 한다. 내가 직접 봐도 공의 움직임이 뛰어나다"고 했다.
그는 2010년 넥센 2차 2라운드 전체 14순위로 입단한 뒤 이듬해 롯데로 트레이드 됐다. 폼이 예쁘고 직구 스피드도 평균 이상이다. 하지만 2011년 9승7패 평균자책점 4.19로 가능성을 인정받은 뒤 2012년과 13년에는 내리 부진했다. 더군다나 그라운드 밖에서의 사생활이 도마에 올라 '악동' 이미지까지 생겼다. 그래도 "군에서 제대해 하고자 하는 모습이 보인다. 마무리 캠프에서 제일 열심히 했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4선발과 달리 5선발은 스프링캠프가 끝나봐야 안다. 박세웅, 이명우, 배장호 등이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사이드암 홍성민은 불펜에서 활용도가 더 크다는 판단이 내부적으로 나온 상황. 롯데 입장에서는 4,5선발 중 한 명만이라도 로테이션을 지켜주는 것이 최고의 시나리오다. 선발이 무너지고 구멍을 메우다 마운드 전체가 흔들리는 경험은 지난해 이미 했다.
야수는 타구단 부럽지 않다. 좌익수, 1루수가 약하지만 공수를 겸비한 내·외야수를 모두 갖춘 팀은 없다. 현 시점에서 예상할 수 있는 올 시즌 1~6번은 손아섭-정훈-황재균-아두치-최준석-강민호. 상대 배터리가 상당한 부담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왼손, 오른손도 적절히 배치됐다.
다만 지난해 황재균 최준석 강민호가 동시에 '커리어 하이' 시즌을 만들었다. 올해도 비슷한 활약을 할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물론 강민호(35홈럼), 최준석(31홈런), 아두치(28홈런), 황재균(26홈런)이 지난해만큼 홈런을 터뜨려 준다면 롯데의 4강 진입은 의외로 순탄하게 이뤄질 수 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