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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 중간점검 2탄]②중간 지대의 빛, 미리보는 스플릿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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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환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은 2015년 10월 4일 만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떨린다.

하루 전까지 제주는 K리그 클래식 7위였다. 리그 우승 트로피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을 놓고 다투는 '윗물' 그룹A행을 위해선 6위로 올라서야 했다. 하지만 32라운드까지 '늑대축구'를 앞세운 인천 유나이티드에 승점 2점이 모자랐다. 7~12위 팀이 모이는 '아랫물' 그룹B 쪽으로 3년 연속 추락하는 듯 했다. 하지만 33라운드에서 제주가 '디펜딩챔피언' 전북 현대를 3대2로 꺾은 반면 인천은 성남FC에 덜미를 잡혔다. '서귀포의 기적'이었다.

'스플릿 전쟁'은 클래식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6일 현재 이적시장 흐름을 점검해보면 '2강' 전북 현대와 FC서울의 그룹A행은 달리 설명이 필요 없어 보인다. 보강 없이 한숨만 쉬고 있는 수원 삼성의 저력은 여전히 무시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지난해 사상 첫 그룹B행의 멍에를 썼던 '명가' 울산 현대는 알짜배기들을 대거 수혈하면서 그룹A의 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 유력시 되고 있다.

스플릿 전쟁은 포항 스틸러스와 제주 유나이티드, 전남 드래곤즈, 성남FC, 인천 유나이티드의 '5파전'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리그 3위로 ACL 예선 플레이오프 출전권을 따낸 포항이 심상치 않다. 최진철 감독 체제로 새 출발을 선언한 연초부터 삐거덕 거리고 있다. 김승대 고무열 신진호 조찬호 김태수 등 부동의 주전들이 대거 이탈했다. 김대호는 군입대, 모리츠는 이적하면서 구멍은 더욱 커졌다. 공격수 양동현과 미드필더 조수철을 보강했으나 빈 자리를 메우긴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지난해 '뒷심부족'에 울었던 인천은 올해 추진력이 더 떨어졌다. 조수철 뿐만 아니라 유 현(FC서울) 김인성(울산) 권혁진 임하람(이상 수원FC) 등 상당수 주전이 이탈했다. 재정난의 슬픈 자화상이다. 김태수 송제헌으로 급한 불은 껐지만 '베트남의 미래' 르엉쑤언 쯔엉의 활약 여부는 미지수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개점휴업' 상황인 성남FC는 주전들이 건재하나 옅은 백업 자원 탓에 장기전에선 여전히 불리하다는 게 대세다.

제주의 행보가 돋보인다. 2년 연속 그룹A행을 향한 거침없는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크로아티아 귀화 제의를 받았던 것으로 화제를 모았던 풀백 정 운을 비롯해 광주FC의 살림꾼 김호남과 일본 J리그 구마모토, 후쿠오카에서 각각 활약했던 권한진과 이광선을 데려왔다. 로페즈가 빠진 외국인 선수 자리에도 토스카노와 모이세스를 영입해 화력을 보강했다. 지난해 조성환 감독이 부임 첫해 입힌 전술적 색깔이 어느 정도 완성된 만큼 새 식구 가세로 큰 힘을 받았다는 평가다. 3년 연속 그룹B행에 울었던 전남은 '다크호스'다. 김병지 레안드리뉴(이상 계약만료) 이종호 임종은(이상 전북)의 이탈로 전력 약화가 예상됐다. 그러나 전성찬 조석재 이호승에 유고비치까지 가세하면서 공백은 상당 부분 메워졌다. 조직력만 잘 갖춰진다면 충분히 그룹A행에 도전할 만한 전력으로 분석된다.

2016년 K리그 클래식 역시 33라운드에서 '윗물'과 '아랫물'의 줄기가 갈린다. 과연 살떨리는 '스플릿 전쟁'의 승자는 누가 될까.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