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은 병신년(丙申年), 즉 '원숭이'의 해이다.
원숭이는 재주가 많고 판단력과 행동력이 뛰어나다고 한다. 게임사들에게도 2016년은 원숭이처럼 많은 재주를 뽐낼 수 있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온라인게임의 경우 지난해보다 수준 면에서 좀 더 뛰어난 작품들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온라인게임은 절대적인 개발기간이 모바일게임에 비해 훨씬 많이 소모되는데, 올해는 비로소 그 결실을 보는 대작들이 줄줄이 출시를 앞두고 있는 것이다.
이미 레드오션화 돼 있으며 장수하는 작품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는 모바일게임의 경우 대형화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난해 '뮤 오리진'부터 본격 시작된 기존 IP의 모바일게임화도 더 활발하게 진행될 예정이다.
▶온라인게임, 재도약 이어간다
온라인게임은 수년간 침체를 이어갔지만 지난해 '메이플스토리2',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문명 온라인', '트리 오브 세이비어' 등 여러 게임들이 선보이면서 다소 부활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는 양적인 면에서 급격한 증가세로 돌아서기는 힘들겠지만 적어도 다양성이나 화제성, 수준 면에선 좀 더 나아진 신작 출시를 기대케 한다.
가장 먼저 문을 여는 게임은 네오위즈게임즈의 블록버스터급 MMORPG '블레스'이다. 5년간 500억원 이상 투입된 대작 MMORPG로, 겨울방학이 끝나기 전인 2월말까지는 대망의 공개 서비스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오위즈게임즈는 '블레스'에 사활을 걸고 있다. 개발보다는 퍼블리싱에 집중했지만 서비스 중이던 많은 IP의 재계약에 실패했고, 웹보드 게임 규제로 인해 수년간 휘청거린 네오위즈게임즈로선 '블레스'가 그동안의 한을 풀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혁신적인 시도를 하기 보다는 기존 온라인 MMORPG의 공식에 충실하면서, 진영내 갈등 구도를 그린 핵심 콘텐츠 RXR, 타겟팅과 논타켓팅 옵션 지원, 투기장 시스템, 필드 레이드 등 다양한 기능을 대거 탑재하면서 새로운 온라인게임에 목마른 기존 하드코어 유저들에게 어필하겠다는 각오다. 파이널 테스트를 진행한 후 이례적으로 지난해 12월 두번째 FGT(포커스 그룹 테스트)를 진행할만큼 신중을 기하고 있다. 네오위즈게임즈 이기원 대표는 "공개 서비스 초반부터 완벽한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블레스'를 네오위즈게임즈의 대표 게임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굳은 각오를 밝혔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012년 '블레이드&소울' 출시 이후 4년만에 온라인 신작 'MXM'을 올 상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의 기존 게임에 나오는 캐릭터들이 총출동하는 'MXM'은 슈팅액션과 AOS의 특징을 두루 갖추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처음으로 도전하는 액션 장르라 할 수 있다. '도타2'나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등도 실패한 '리그 오브 레전드'의 독주 제동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FPS게임의 대명사 '서든어택'의 후속작인 '서든어택2'는 넥슨이 가장 믿는 온라인게임 카드라 할 수 있다. 언리얼엔진3로 개발되는 사실적인 그래픽과 타격감, 다양하고 신선한 모드가 탑재된 차별화된 FPS게임을 만들겠다는 것인데, 과연 전작의 인기를 넘어설 수 있을지 기대된다. 올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스스톤'과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스타크래프트2'의 마지막 확장팩 '공허의 유산' 등 신작들을 최근 2년간 계속 쏟아내고 있는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신개념 팀 슈팅게임 '오버워치'는 봄에 출시될 예정이다. 블리자드 최초의 슈팅게임으로, 한국형 영웅인 'D.Va'가 지난해 11월 블리즈컨 2015에서 소개되면서 한국팬들에게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블리자드의 개발력이 그대로 담겨있어 게임성 하나만큼은 최고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히어로즈'가 국내에서 기대만큼의 반향을 얻지 못했지만 '오버워치'는 '스타크래프트' 시리즈 이후 블리자드가 처음으로 꺼내든 새로운 IP이기에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다만 일반적인 FPS게임과는 달리 초반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패키지게임 방식으로 출시되는 것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스마일게이트가 '크로스파이어' 이후 처음으로 출시하는 대작 MMORPG '로스트아크'가 올 상반기 중 첫번째 테스트를 실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8월에 진행한 FGT 결과 상당히 만족할 수준인 것으로 평가를 받아 기대를 모은다. 엔씨소프트도 대작 '리니지 이터널'의 첫번째 테스트를 올해 실시하겠다는 목표로 개발을 진행중이다.
▶모바일게임, 대형화 계속된다
모바일게임도 대작 출시가 예정돼 있다. 대형화 추세와 인기 IP의 모바일화도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추세 속에서 참신한 아이디어를 앞세운 신작들이 두각을 나타낼지도 기대된다.
지난 2년간 국내 모바일게임계를 장악했던 넷마블게임즈뿐 아니라 지난해 '도미네이션즈', 'HIT' 등으로 히트작 제조사 대열에 합류한 넥슨과 '리니지' IP를 적극 활용할 엔씨소프트,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 위메이드 등 대형 게임사의 신작이 시장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네시삼십삼분, 게임빌, 컴투스, 와이디온라인, 넥스트플로어, 신생 게임사 엔진 등 중견 게임사들도 새해부터 신작 라인업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레이븐', '이데아', '백발백중' 등 신작에다 '모두의마블', '세븐나이츠', '몬스터길들이기' 등 기존 작품으로 매출 상위권을 독식했던 넷마블은 모바일 액션 RPG 'KON', 디즈니 IP를 활용한 '모두의마블 디즈니', '리니지2' IP를 활용한 모바일 MMORPG '프로젝트S' 등으로 올해도 전성기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지난해 '뮤 오리진'의 초대박 행진을 이어갈 게임으로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온 모바일'이 꼽힌다. 18년전 출시됐지만 여전히 지금도 두터운 마니아층을 가지고 있는 '리니지' IP가 모바일에서 그대로 구현되는 것인데, 과연 온라인게임 유저들이 모바일에서도 몰입감 있게 즐길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올 상반기 중 테스트 예정이다. '리니지' 캐릭터들을 귀엽게 재탄생시킨 새로운 모바일게임 '리니지 레드 나이츠'는 상반기 중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넥슨은 올해 모바일게임 전략 키워드로 IP, 글로벌, 파트너십 등 3가지로 꼽으며 개발과 퍼블리싱 양측 모두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내부 IP인 '던전앤파이터', '카발2', '테라' 등을 활용한 신작과 '야생의 땅'처럼 자체 개발에 힘을 쓰면서 동시에 '도미네이션즈'처럼 글로벌 기대작을 적극 발굴, 투자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블레이드'와 '영웅' 등을 연달아 히트시킨 네시삼십삼분은 헐리우드 스타 올랜도 블룸을 모델로 내세운 블록버스터 MMORPG '로스트킹덤', 3인칭 슈팅 게임 '마피아', '삼국블레이드' 등을 상반기 내에 런칭하면서 존재감을 과시하겠다는 각오다.
위메이드의 자체 개발작인 모바일 액션 RPG '소울앤스톤'은 곧 출시될 예정이다. 사전 예약자 50만명 이상을 모았고 인기스타 하지원을 모델로 내세울만큼 위메이드는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웹툰 '갓오브하이스쿨' IP를 이용해서 만든 같은 이름의 게임으로 재도약에 성공한 와이디온라인은 또 다른 인기 웹툰 '노블레스'로 인기 연타를 노리며, 게임빌은 '나인하츠', 컴투스는 '원더택틱스' 등 자체 RPG로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신작 '문명 온라인'으로 개발력을 재입증한 엑스엘게임즈도 첫번째 모바일게임 '브레이브스 for Kakao', 그리고 게임빌과 협력해 개발중인 '아키에이지 모바일'로 모바일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다.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