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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2016라인업 키워드는 '허리와 멀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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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드래곤즈가 5일 새해 첫 출발을 앞두고 새 진용을 꾸렸다.

2016년 전남 라인업의 키워드는 '허리'와 '멀티'다. 지난 시즌, 전남은 체력과 투지로 무장한 미드필더 김영욱, 정석민, 김평래, 이창민 등이 포진했다. 엷은 선수층으로 인해 시즌 막판 부상, 이탈자가 나오며 경기력 저하로 이어졌다. 경기를 조율하고 패스줄을 이어주는 경험 많은 '플레이메이커' 부재는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았다. 시즌 종료와 함께 미드필더진 보강에 각별히 신경썼다. 기존 자원에 뉴페이스들이 가세했다.

성남 일화에서 한때 한솥밥을 먹었던 공격수 전현철과 부산 미드필더 전성찬이 맞트레이드됐다. '광운대 캡틴' 출신 전성찬은 성남 일화 FA컵 우승 멤버다. 당시 사령탑이던 신태용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될 놈'으로 점찍었던 선수다. 2년차에 십자인대 파열 부상으로 공백이 있었고, 부산으로 이적한 후 주세종, 정석화, 김익현 등과 부산에서 치열한 주전 경쟁을 펼쳤다. 전남에서 '성남 동기생' 김평래와 다시 발을 맞추게 됐다. 최고의 시즌을 다짐하고 있다. U리그 득점왕, 부경고-아주대 출신 1990년생 전현철은 뒷공간을 파고드는, 특출난 재능을 가진 공격수다. 이종호, 스테보, 오르샤, 안용우 등에 가려 지난 시즌 전남에서 충분한 기회를 받지 못했다. 주로 '조커'로 투입됐다. 기회를 찾아 '고향' 부산행을 택했다. 미드필더 보강이 필요했던 전남과 공격수가 절실했던 부산의 이해가 상통했다.

레안드리뉴가 빠진 외국인선수 쿼터는 크로아티아 출신 유고비치(27·리예카)가 꿰찼다. 외신을 통해 한국 K리그 클래식 전남 드래곤즈와 1년 임대 계약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먼저 흘러나왔다. 1989년생 유고비치는 2009~2010시즌 오시예크에서 27경기에 나서 6골을 넣으며 프로 이력을 시작했다. 2012~2014시즌 리예카로 이적한 후 지난 시즌 26경기에서 3골을 기록하며 리그 준우승, 슈퍼컵 우승에 기여했다. 올시즌엔 11경기에 나섰다. 중앙 미드필더는 물론 측면 공격수까지 볼 수 있는 멀티자원이다. 크로아티아 리그 통산 170경기 12골 15도움, 유로파리그 20경기 2골 3도움, 크로아티아컵 13경기 1골 2도움을 기록한 베테랑이다. 노상래 전남 감독은 지난 시즌 오르샤를 영입할 당시 유고비치도 눈독 들였다. 노 감독은 "성실하고 팀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좋은 정신력을 가진 선수다. 다양한 포지션에 활용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 남은 한장의 퍼즐은 '1994년생 올림픽대표' 이창민이다. 부경고-중앙대 출신 이창민은 2013년 이광종호의 '20세 이하 월드컵' 8강을 이끈 에이스다. 이창민은 2014년 부천에 입단했지만, 입단 직후 경남FC에 임대됐고, 경남이 강등된 후인 지난 시즌 역시 '임대'로 전남 유니폼을 입었다. '1강' 전북전에서 나홀로 2골을 몰아치는 괴력을 선보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영리함, 킥력, 정신력 등 장점을 두루 갖춘 '젊은 피'이자 공격형, 수비형 미드필더, 섀도스트라이커까지 두루 볼 줄 아는 멀티자원이다. 지난 시즌 노상래 감독의 기대와 믿음을 한몸에 받았지만 지난시즌 말 부산전에서 무릎을 다쳤다. 올림픽대표팀의 호주전에 나서지 못했지만, 꾸준한 재활로 몸만들기에 집중, '신태용호'에 재입성하며 리우올림픽 최종예선에서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전남이 완전 영입에 나섰지만, 제주 등 K리그 복수구단에서 군침을 흘리고 있다. 23세 이하 선수인 만큼 활용폭도 넓다.

전남은 모기업 포스코의 예산 삭감 등 악재속에 28~29명선의 '슬림'한 선수단으로 2016시즌을 준비한다. 예산에 맞춰 최대 효율을 낼 수 있는 현실적인 스쿼드를 꾸렸다. 엷은 선수층의 부담을 상쇄할 '일당백' 멀티 포지션을 요구하고 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1-2선, 좌우를 오가는 멀티플레이어다. 안용우, 오르샤는 수시로 좌우를 오가고, 유고비치는 중앙, 좌우 측면 윙어 등 그때그때 전술에 맞게 활용가능하다. 수비수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시즌 성장세를 입증한 측면 수비수 이슬찬과 이지민은 윙어, 윙백, '위아래'를 모두 소화한다. 한찬희 등 전남 유스 출신 유망주들도 공격라인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스테보, 오르샤, 현영민 등과는 재계약이 성사됐다. 지난해처럼 눈에 띄는 '폭풍 영입', 시선을 집중시키는 대형 영입은 없지만 재능 있는 어린 선수, 알토란 같은 살림꾼들로 새시즌을 준비중이다.

전남 선수단은 6일 오후 서울 국립서울현충원 '포스코 창업주' 고 박태준 전회장의 묘소에서 출정식을 갖고, 2016 시즌의 각오를 다질 예정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