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변요한과 정유미의 애절하고도 미련한 사랑이 안방극장을 눈물짓게 했다.
지난 22일 오후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김영현·박상연 극본, 신경수 연출) 24회에서는 연희(정유미)가 이방지(변요한), 분이(신세경)와 함께 고향으로 돌아갈 날을 상상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이성계(천호진)와 정도전(김명민)은 조준(이명행)이 계획한 토지개혁을 시행하며 권문세족의 숨통을 조였고 조금씩 변화하는 세상에 분이는 뛸 듯이 기뻤다.
새로운 세상에 기대가 높아진 분이는 연희와 무휼(윤규상)에게 "오빠와 함께 고향으로 돌아가 되찾은 땅으로 행복하게 살겠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를 들은 연희는 그 행복에 자신이 함께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씁쓸해했다.
이후 분이는 자신이 연희를 잊었다는 걸 알고 다시 연희를 찾았다. 그는 연희에게 함께 고향으로 돌아가자며 제안했고 연희는 오랜 망설임 끝에 "나도 대업을 이루고 나면 너희와 같이 고향에 돌아가도 될까?"라며 그동안 마음 깊숙이 담아둔 진심을 털어놨다. 분이는 그 길로 오빠 이방지를 찾아갔고 연희의 고백을 전하며 두 사람의 미래를 축하했다.
모처럼 활기를 띤 이방지와 연희의 애정전선. 하지만 이런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연희는 조민수(최종환)의 뒤를 쫓다 그의 가노 대근(허준석)을 마주치게 된 것. 과거 대근은 어린 연희(박시은)를 겁탈당하게 만든 장본인이었던 것. 대근과 눈이 마주친 연희는 두 눈 가득 분노와 충격의 눈물을 머금었고 그 자리에서 혼절했다.
이를 목격한 무휼은 연희를 업고 이방지에게 찾아갔다. 이방지는 깨어난 연희를 안쓰러운 듯 바라보며 "괜찮아? 너무 무리한 거 아니야?"라며 걱정했고 "분이한테 들었어. 나중에 일이 잘되면 우리 같이 고향 마을로…"라며 함께할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연희는 "그런 이야기한 적 없어. 그리고 그럴 일도 없어"라며 단칼에 잘랐다. 어린 시절 위험에 처한 자신을 버리고 도망친 이방지를 잊을 수 없었던 연희다.
연희의 거절에 또다시 상처를 받은 이방지는 무휼과 술을 마시며 잊으려 노력했다. 슬픔에 허덕인 이방지는 술에 취한 척 눈을 감았고 무휼 몰래 눈물을 흘렸다. 이런 이방지 앞에 나타난 연희는 무휼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애끓는 마음을 읊조렸다.
연희는 "왜 하필 오늘이었을까? 아니, 왜 난 하필 오늘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했을까. 왜 난 머저리같이. 이제 약자가 아닌데도 그자를 보고 정신을 놔버린 걸까. 나 누군지도 몰랐어. 삿갓을 쓰고 있어서 얼굴을 못 봤거든. 그런데 얼굴을 봐 버렸어. 그날 이후 아무리 떠올리려고 해도 떠오르지 않았던 얼굴이었는데 단번에 떠올랐어. 그리고 그날도 같이 떠올랐어"라며 당시의 감정을 털어놨다. 그는 "나 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그랬는데…"라며 잠든 이방지를 쳐다보며 눈물을 흘렸다.
꼬여버린 실타래를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두 사람을 보는 시청자는 그저 안타깝기만 하다. 미련하리만큼 애처로운 이방지와 연희의 사랑. 이방원(유아인)과 분이 낭만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이방지와 연희의 사랑은 부디 낭만적으로 끝나길 시청자는 바라고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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