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욱(NC 다이노스)이 내년 시즌에도 캡틴 완장을 찬다.
신생팀으론 빠르게 강팀 반열에 올라선 NC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주장의 힘이 컸다. 1대 주장 이호준, 2대 주장 이종욱이 후배들을 잘 이끌었다.
NC는 지난해 정규시즌 3위로 창단 첫 가을야구를 했다. 올해는 삼성과 끝까지 선두 싸움을 하며 정규시즌 2위에 올랐다. 최근에는 FA 박석민을 영입하며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 상황.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의 가교 역할을 잘 해준 이종욱이 2016시즌에도 중책을 맡기로 했다.
이종욱의 리더십은 전임 주장 이호준과는 다르다. 이호준이 구수한 입담으로 팀 분위기를 띄우는 반면 이종욱은 솔선수범 하는 스타일이다.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는 허슬 플레이가 후배들을 움직이게 만든다고 믿고 있다.
그는 올해가 2006년 1군에 데뷔한 후 처음 주장을 맡은 해였다. 두산 시절에는 임시 주장 완장을 찼을 뿐 시즌 내내 선수단에게 잔소리를 하고, 칭찬을 한 적은 없었다. NC 관계자에 따르면 이종욱은 지난해 11월 말 김경문 감독과 식사를 하면서 주장 제의를 받았다고. 김 감독은 신고선수 이종욱을 국가대표 외야수로 키워준 은사다.
그리고 이종욱은 기대대로 NC 2대 주장으로 제 몫을 다했다. 125경기에서 2할6푼8리였던 타율이 아쉽긴 해도 4연패, 5연패 위기 때마다 선수들을 잘 이끌었다는 평이다. NC 관계자는 "주장이 없었다면 연패가 더 길어질 수 있었다. 그렇게 되면 팀 성적을 장담할 수 없었다"며 "그라운드 안팎에서 이종욱이 한 일이 많다"고 올 시즌 막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이종욱이 '절대 초심을 잃지 말라. 1군 첫 해인 2013년을 기억하면서 야구하라'는 조언을 하더라"고 밝혔다.
내년에는 그런 주장을 도와 임창민, 나성범 등이 후배들을 함께 이끌어갈 것으로 보인다. 85년생 임창민은 손민한, 박명환, 이혜천 등 선배들이 한꺼번에 은퇴를 선언하며 투수조 조장이 됐다. 평소 남다른 카리스마를 풍겨왔는데, 앞으로 더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NC 관계자의 말. 나성범도 겉으로 드러나는 이미지와 달리 라커룸에서 한번씩 군기를 잡는 스타일이다. 나성범은 이종욱과 같은 외야수로서 평소 대화를 많이 나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