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현준(24·비토리아 세투발)의 주가가 연일 상종가다.
석현준은 5일(이하 한국시각) 벌어진 벨레넨세스와의 2015~2016시즌 포르투갈 프리메이라리가 12라운드에서 2골-1도움을 폭발, 3대0 대승을 이끌었다. 이어 12일 열린 벤피카와의 13라운드(2대4 패)에서도 1골을 넣으며 최근 2경기에서 3골-1도움의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석현준은 올 시즌에만 13경기에서 무려 8골을 폭발시켰다. 11골을 넣은 조나스(31·벤피카)에 이어 리그 득점 2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시즌 17경기에서 4골을 기록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성장세다.
석현준은 최근 복수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분데스리가 구단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유럽무대에서 석현준의 인지도가 급상승하고 있다.
석현준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선수가 아니다. 석현준의 축구 성장기는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석현준은 용인 신갈고에 재학중이던 2009년 6월 네덜란드로 떠났다. 네덜란드 명문구단 아약스 입단 테스트에 출사표를 던졌다. 석현준은 연습경기에서 골을 터뜨리며 당시 아약스 사령탑이던 마틴 욜 감독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석현준은 그해 10월 8일 아약스와 임시계약을 했다. 연습생 석현준의 유럽 도전기가 시작됐다. 이후 잠재력을 인정받아 2010년 1월 6일 정식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석현준은 박지성 이영표(이상 PSV 에인트호벤) 김남일(엑셀시오르) 이천수(페예노르트·이상 과거 소속팀) 등 뒤를 이어 네덜란드에서 뛰는 8번째 한국인 선수가 됐다. 겹경사가 터졌다. 석현준은 당시 조광래 감독이 이끌던 A대표팀에도 승선했다. 또 하나의 스타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유럽무대의 벽이 높았다. 석현준은 아약스 유니폼을 입고 3경기에 그쳤다. 아약스와 재계약이 불발됐다.
석현준은 활로를 모색했다. 2011년 6월 네덜란드 흐로닝언에 입단했다. 그러나 흐로닝언에서도 자리를 잡지 못했다. A대표팀에서도 멀어졌다. 이 후 K리그 유턴 가능성도 제기 됐지만 석현준의 선택은 유럽잔류였다. 유럽무대에서 성공하고자 하는 의지가 워낙 강했다. 석현준은 이후 마리티모(포르투갈)→알 아흘리(사우디 아라비아)→나시오날(포르투갈)을 거쳤다.
하지만 헛된 시간이 아니었다. 인고의 시간을 거치면서 더욱 단단해졌다. 골을 많이 넣지는 못했지만 기본기와 몸싸움을 키웠다. 유럽 수비수들과의 몸싸움에서도 쉽게 밀리지 않았다. 최전방 공격수로서 안정적으로 공을 지키고 공격을 전개하는 운용의 묘도 터득했다. 이 덕분에 원톱 기근에 시달리던 비토리아의 레이더에 포착됐다. 2015년 1월 비토리아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과 동시에 주전을 꿰찼다. 17경기에서 4골은 공격수로 다소 부족한 기록이었지만, 팀 공헌도가 높았다. 적극적인 헤딩 경합과 헌신적인 몸싸움으로 공격의 물꼬를 텄다. 비토리아에서 맞은 두번째 시즌, 마침내 석현준은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오른발, 왼발, 헤딩 등 온몸으로 골을 넣는 득점기계로 탈바꿈했다. 플레이에 안정감이 생기면서 경기를 보는 시야도 넓어졌다. 득점뿐 아니라 도움에도 눈을 떴다. 석현준은 올 시즌 리그와 컵대회를 포함 15경기에서 9골-6도움을 기록중이다. 경기당 평균 1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는 셈이다.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도 석현준의 활약에 주목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8월 석현준을 콜업했다. 5년 만에 A대표팀 재승선이었다. 석현준은 9월3일 라오스와의 2018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G조 2차전을 시작으로 5경기에 출전해 2골을 터뜨렸다. A대표팀의 원톱자원으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 연습생에서 에이스로 거듭난 석현준. 그의 역전 스토리는 이제 첫 장을 넘겼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