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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 떠났다. 테임즈 몇관왕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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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KBO리그 타격은 NC테임즈와 박병호(넥센→미네소타)가 양분했다. 테임즈가 4관왕, 박병호가 2관왕. 도루왕 박해민과 최다안타왕 유한준을 제외하면 다른 타이틀 홀더는 없다. 이제 박병호가 떠났다. 내년 테임즈는 몇 관왕이 가능할까.

테임즈는 올해 타율 0.381(1위) 130득점(1위) 180안타(4위) 47홈런(3위) 140타점(2위) 40도루(5위), 장타율 0.790(1위), 출루율 0.497(1위)를 기록했다. 홈런과 타점은 박병호(53홈런 146타점)가 1위였다.

현실적으로 테임즈가 내년에도 올해같은 성적을 올릴 가능성은 낮다. 올해 성적은 '사기 캐릭터'다. 정확도를 의미하는 타율, 파워 지표 홈런, 선구안과 직결되는 출루율, 여기에 고타점 찬스포, 40도루 스피드까지. 모든 것을 다 녹인 성적표였다. 프로야구 사상 최초 40홈런-40도루와 사상 최초 한 시즌 2차례 사이클링 히트는 올해 테임즈가 얼마나 특별한 선수였나를 보여준다.

올해까지는 아니라 해도 내년 테임즈의 다관왕 가능성은 높다. 다른 선수들이 갖지 못한 테임즈만의 장점이 사라지진 않는다. 여기에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박병호가 내년엔 메이저리그 미네소타에서 뛰게 된다. 박병호만 아니었으면 올해 타점 타이틀도 테임즈의 몫이었다.

도루 타이틀은 테임즈와는 가장 거리가 멀다. 올시즌 중반 김경문 NC감독은 40홈런-40도루에 도전하는 테임즈의 잦은 도루 시도를 두고 "부상 위험과 체력부담이 크다"며 걱정한 바 있다. 삼성 박해민(60도루) NC 박민우(46도루) kt이대형(44도루) 같은 날쌘돌이들을 베이스러닝에서 이길 순 없다. 또 최다안타 부문도 올해 4위를 차지했지만 획득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내년 달성가능성이 높은 타이틀은 장타율> 출루율> 득점> 타점> 홈런> 타율 순이다. 장타율은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파워와 스피드를 겸비, 홈런 뿐만 아니라 빠른 발을 이용한 2루타와 3루타도 많다. 출루율은 상대 투수의 부담과도 직결된다. 테임즈를 상대로 마음껏 몸쪽공을 던질 수 있는 강심장은 손에 꼽을 정도다. 내년에는 박석민이 뒤를 받친다. 득점은 자연스럽게 올라간다. 타율에서도 박석민 효과를 볼 수 있다. 좌-우-좌 타선을 겨냥, 테임즈-박석민-나성범으로 중심타선을 짠다 해도 득점-타율-타점은 동반 상승할 수 있다.

테임즈의 가장 큰 장점은 진화다. 2014년 타율 0.343 37홈런 121타점으로 A+ 성적을 냈는데 올해는 그 이상이었다.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벌크업을 단행, 배트 스피드와 파워를 동시에 끌어올렸다. 내년엔 올해 대기록 도전에 따른 스트레스 극복이 또 다른 자산이 될 전망이다. 테임즈는 내년엔 50홈런-50도루에 도전해 보겠다고 했다. 야구 관계자들은 테임즈의 발언을 농담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테임즈가 3개 전후의 타격타이틀을 손에 쥔다면 NC는 우승권에 가까워지고, MVP는 2년 연속 테임즈 몫이 될 공산이 크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