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력 확보를 목표로 체질 개선을 모색하고 있는 프로 스포츠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내년 1월1일자로 삼성 라이온즈를 인수하는 제일기획이 밝힌 기대효과다. 다른 내용보다 '자생력'이라는 단어에 방점이 찍힌다. 지난해 4월 이후 그룹 내 4개 프로스포츠 구단(축구단, 남녀 농구단, 배구단)을 인수한 제일기획. "보유 구단 간의 시너지를 활용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하겠다"면서 자생력을 언급했다. 앞으로 무조건적인 지원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사실 모기업에서 지원을 줄이려는 시도는 최근 몇 년간 계속됐다. 신동빈 구단주 체제의 롯데, 김성근 감독의 요청을 받은 한화 만이 돈다발을 풀었을 뿐, 대부분 기업은 투명성과 효율성을 강조해 야구단을 운영하라는 지침을 내린 상태다. 한 야구인은 "기업이 야구단을 통해 얻는 홍보 효과가 어느 정도나 된다고 보는가? 생각보다 미미하다"면서 "막대한 돈이 들어가는 야구단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늘고 있다. 지원금도 점점 줄어드는 추세"라고 밝혔다. 이 야구인은 "입장료를 올리든, 다른 방법을 쓰든,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그렇지 않고서는 프로야구 전체에 위기에 닥칠 수 있다"며 "FA 선수 한 명에 100억원이 들어간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살림을 꾸려야 하는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결국 제일기획의 인수도 같은 맥락에서 바라봐야 한다.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체계적인 마케팅 전략과 팬 서비스를 통해 수입을 창출하라는 것이다. 또 거품이 잔뜩 낀 FA 시장에 뛰어들지 말고 육성 시스템을 강화하라는 의도다. 사실 정규시즌 5연패에 빛나는 삼성 라이온즈는 워낙 '덩어리'가 커 축구단, 배구단처럼 당장의 인수가 쉽지 않아 보였지만, 제일기획은 과감히 칼을 빼 들었다. 개혁에 대한 확실한 의지 표명이다.
이에 따라 KBO리그에서 몸값 거품이 빠질 수 있을지 관심이다. 최근 몇 년간 삼성은 외부 FA 자원을 영입하지 않았다 해도, 대표적인 빅마켓으로 군림했다. 10개 구단 중 자금 조달 능력이 뛰어난 구단으로 첫 번째 손가락에 뽑혔다. 그런 삼성이 이제 바뀌려 한다. '지원은 줄고, 지출은 늘어난' 기형적인 구조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