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의 이번 스토브리그 움직임은 외부 영입 최소화이다. FA 시장에서 불펜 이동현을 지켰고, 포수 정상호를 사왔다. 두 선수 계약에 60억원 남짓을 투자했다. 공격적인 투자를 한 한화 이글스, 롯데 자이언츠, NC 다이노스 등과는 비교가 안 된다.
반면 LG는 선수 육성에 포인트를 뒀다. 레전드 출신 이상훈을 이웃 두산 베어스에서 빼오면서 피칭 아카데미 초대 원장으로 모셨다.빅리거 출신 잭 한나한과 외국인 스카우트 및 타격 인스트럭터 계약을 했다.
LG 트윈스의 현재 투타 전력은 우승권과는 거리가 있다. 어떤 전문가도 LG를 내년 우승 후보로 꼽기 어렵다. LG 내부에선 2016시즌 목표가 '가을야구'를 다시 하는 것이다. 올해 LG는 부상과 음주운전 사고 등의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9위에 머물렀다.
올해 LG 부진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던 게 부실한 타력이었다. 팀 타율 9위(0.269), 팀 홈런 10위(114개), 팀 득점권 타율 10위(0.245)로 주요 타격 부문 지표가 바닥에 머물렀다.
그런데 이 지표를 끌어올릴 선수들의 면면이 크게 바뀌지 않았다.
올해 유독 부진했던 이진영(타율 0.256)은 kt 위즈로 이적했다. 유망주로 불렸던 나성용(삼성) 최승준(SK)도 떠났다. 박지규는 군입대했다. 대신 정상호가 가세했다.
올해 선발 타순 라인업에 들어갔던 선수들의 다수가 그대로다.
LG 야수들의 KBO리그 경쟁력은 강하다고 보기 어렵다. 지난 8일 KBO 골든글러브에 단 한명도 뽑히지 않았다. 올해 타율 3할(총 28명) 이상 친 LG 선수는 박용택 한 명이다.
정성훈(타율 0.284)은 음주운전(주차장)으로 팬들을 실망시켰다. '두' 이병규도 부상 등으로 팀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 김용의 채은성 문선재 등은 올해도 가능성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시즌 중반 이적한 외야수 임 훈과 유격수 오지환 정도가 '밥값'을 했다. 외국인 3루수 히메네스는 시즌 말미에 긍정적인 면을 많이 보여주었고 재계약했다.
따라서 지금 전력에서 추가 선수 영입이 없다면 기존 선수들의 성장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군복무를 마치고 외야수 이천웅 내야수 정주현 등이 가세했다. 이천웅은 2014년 퓨처스리그 북부리그 수위타자 출신이다. 경찰야구단 유승안 감독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고 한다. 정주현은 손주인과 함께 2루수 주전 경쟁을 펼쳐야 한다.
내년 LG 내야는 1루수 정성훈 양석환, 2루수 손주인 정주현, 3루수 히메네스 양석환, 유격수 오지환 장준원이 나갈 가능성이 높다. 외야는 무한 경쟁이다. 확실한 주전감이라고 할 선수가 임 훈 정도다. 이병규(7번)는 올해 끊이지 않는 잔부상으로 신뢰를 얻지 못했다. 만년 유망주 김용의 채은성 문선재에 이천웅 안익훈 등의 주전 경쟁이 불가피하다. 박용택 이병규(9번) 서상우는 지명타자를 놓고 싸울 것이다.
LG의 선수 육성 시스템이 힘을 받기 위해선 성공 모델이 나와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이같은 전력 수급에 비난이 쏟아질 수 있고, 또 세대교체는 차일피일 미뤄질 수밖에 없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