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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드는 판 할 경질설, 차기 감독 후보 5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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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4년만에 유로파리그로 추락함에 따라, 루이스 판 할 감독의 경질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알렉스 퍼거슨이라는 거대한 빛을 등진 맨유로선 차기 감독에 대한 고민도 클 수밖에 없다. 텔레그래프 등 현지 매체들은 11일(한국 시각) 판 할 감독의 경질 가능성을 제기하며 차기 감독 후보들을 소개했다.

다만 시기는 지금이 아닌 올시즌 후다. 판 할 감독이 EPL 우승에 실패한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이미 팬들 사이에는 수비적이고 지루한 축구라는 악평이 자자하고, 폴 스콜스-리오 퍼디난드 등 축구해설가로 활약중인 레전드들도 진절머리를 내고 있다. 성적마저 따라주지 못한다면 유임할 이유가 사라진다.

차기 감독 후보들은 크게 외부 영입과 자체 레전드의 승격으로 구분된다. 외부 영입으로 거론되는 이름은 펩 과르디올라, 카를로 안첼로티, 디에고 시메오네 등 명성이 자자한 감독들이다. 레전드 승격론의 선두주자는 라이언 긱스 수석코치, 그리고 발렌시아 단기 감독으로 나선 게리 네빌이다.

영입파 1순위는 역시 내년 여름 최고의 감독 매물인 펩 과르디올라 현 바이에른 뮌헨 감독이다. 올시즌 후 뮌헨과의 계약이 종료되는 만큼 시기도 적절하다. 이미 바르셀로나와 바이에른 뮌헨 등 최고의 팀들을 이끌고 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 등 훌륭한 커리어를 쌓았다. 딱딱한 판 할 감독만큼이나 엄격한 원칙주의자지만,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카리스마의 소유자다.

과르디올라 감독에 비해 보다 친화적인 스타일로는 카를로 안첼로티 전 감독이 거론된다. AC밀란부터 파리생제르맹(PSG), 레알 마드리드 등을 거치며 검증된 유명 선수들을 포용하는 능력 면에서는 첫손에 꼽힌다. 이미 EPL 경험이 있고, 전술적으로 뛰어난 감독이라는 점에서도 강점이 있다.

강력한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감독으로는 디에고 시메오네 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감독이 제시된다. 레알 마드리드-바르셀로나라는 쌍벽을 꺾고 2013-14시즌 라리가 우승을 차지했던 만큼, 위기에 빠진 맨유를 이끄는 데 있어 적임자라는 시각이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판 할 감독과 달리 경기중 열정적인 몸놀림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반면 긱스 현 수석코치는 오히려 외부 영입파들보다 강력한 차기 사령탑 후보로 분류되기도 한다. 2013-14시즌 데이비드 모예스 전 감독의 수석코치로 부임했지만, 그가 경질된 뒤에도 살아남아 4경기나마 감독 일을 경험했다. 판 할 감독 휘하에서도 변함없이 수석코치로 일하며, '후계자'로 언급되기도 했다. 원클럽맨의 상징성도 무시할 수 없다. 다만 경험부족이 문제다.

은퇴 후 축구해설가 겸 잉글랜드 대표팀 코치로 일했던 네빌은 발렌시아에 6개월짜리 단기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넥스트 판할을 노린 경험쌓기'로 보는 시각이 많다. 긱스와 마찬가지로 원클럽맨이자 경험 부족을 지적받고 있지만, 날카로운 분석능력은 인정받고 있다. 발렌시아에서 보여줄 모습에 따라 강력한 후보로 급부상할 수도 있다.

매체들은 이외에도 사우샘프턴의 로날드 쿠만 감독, 안토니오 콩테 현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 파리생제르맹(PSG) 로랑 블랑 감독, 주제 무리뉴 현 첼시 감독 등을 거론했다.

맨유는 앞서 데이비드 모예스 전 감독과의 6년 계약을 단 1년도 안돼 날려버렸다. 판 할 감독과 맨유의 계약은 2017년 6월까지다. 만일 올시즌 후 판 할 감독과의 계약을 해지할 경우, 2명 연속으로 계약기간을 지키지 못하게 된다. '팀 재건'과 '영광 회복' 중 어느 쪽에 방점을 두느냐도 관건이다. 맨유로선 차기 감독에 대한 고민이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