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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응팔'은?②] '응팔'은 '주크박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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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tvN '응답하라1988'은 추억의 주크박스다.

'응답하라' 시리즈는 그간 추억의 음악들을 극 중 배경음악으로 사용, OST를 시청자의 향수를 자극하는 효과적 장치로 활용해 왔다. '응답하라1994'에서는 서태지와 아이들, '응답하라1977'에서는 HOT에 열광하는 모습이 그려지기도 했다.

이번 '응답하라1988' 또한 이전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추억의 음악으로 보는 재미 뿐 아니라 듣는 재미까지 선사하고 있다. 고 신해철이 속했던 무한궤도의 '그대에게'를 필두로 가요부터 팝송까지 다양한 음악이 시청자를 88년도로 이끈다.

▶ 대학가요제·외화OST·팝송...역대 가장 풍성한 라인업

이번 시즌에는 시대를 대표할 아이콘을 내세우기 보다는 음악을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어 음악의 사용폭이 더 넓어졌다. 연출자 신원호 PD는 드라마 방송 전 "좋은 곡은 언제 들어도 좋은 곡이라서 시청자 기억에 없는 곡일지라도 그 힘은 믿고 있다"라고 이번 시즌 OST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신 PD는 "'당시 가요톱10' 1위 곡만 봐도 정말 다양한 장르가 다양하게 소비가 되고 있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라며 "음악을 쓰는데 있어 기억에 의존하기 보다는 분위기나 상황에 맞게 쓰고 있다. 제 입장에서 편집하면서 행복하다. 곡의 범위가 넓어서 여러 면에서 만족스럽다"라고 덧붙였다.

그말대로 '응팔'은 이문세의 '깊은 밤을 날아서' '소녀', 들국화의 '걱정 말아요 그대', '매일 그대와', 이남이의 '울고 싶어라', 윤수일의 '아파트', 조용필의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미지의 세계', 이상은의 '담다디' 등 다양한 색깔의 음악을 적재적소에 활용하고 있다. 수학여행에서 소방차의 '어젯밤 이야기' 안무를 완벽구사하는 정환(류준열) 패거리의 모습은 강한 인상을 남겼다.

Ray Parker Jr.의 '고스트버스터즈'와 Daniel caine Orchestra의 '맥가이버'는 듣는 순간 자연스럽게 추억의 영화와 외화시리즈에 대한 기억을 끄집어 낸다. 덕선(혜리)가 수학여행을 가면서 Glenn Medeiros의 'Nothing's Gonna Change My Love For You'를 부르며 장면은 시청자들의 웃음보를 자극했던 장면. 가사를 대충 웅얼거리다가 후렴부분에서는 다들 정확하게 가사를 합창해 정환(류준열)이 버스안에서 덕선을 보호하는 장면에서는 UB40의 'Can't Help Falling In Love'가 정환의 마음을 대변했다.

▶ 김필·박보람·오혁…리메이크 OST 음원차트까지 장악

'응팔'은 또한 추억의 명곡들을 리메이크해 OST로 활용하고 음원을 공개해 호응을 얻고 있다. 6개의 음원을 발매했다. 김필 '청춘'(원곡자 김창완), 이적 '걱정 말아요 그대'(들국화) 오혁 '소녀'(이문세) 박보람 '혜화동'(동물원) 디셈버 '네게 줄 수 있는건 오직 사랑뿐'(변집섭), 와블 '보랏빛 향기'(강수지) 등이다. 이들 곡은 각종 차트에서 상위권을 유지하며 음원 강자로 자리 잡았다. 최근 이를 엮은 '응답하라 1988 오리지날사운드트랙 1부'도 발매돼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곡들은 모두 드라마 속에서 감정을 극대화하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걱정말아요 그대'는 언제나 어린 아이처럼 느껴졌던 아들이 어느덧 어른이 되었음을 느끼는 선우(고경표) 엄마의 서운함과 언니와 동생 사이에서 언제나 차별 대우를 받는 둘째 덕선의 설움이 폭발해 펑펑 우는 장면에서 사용되며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또한, 무뚝뚝한 아들 정환에게 엄마로서 바라는 점을 솔직하게 터놓고 아들의 어깨를 포근히 감싸 안아주는 가슴 따뜻한 장면에서 흘러나와 시청자들의 공감대와 감동을 불러 일으켰다.

김필이 재해석한 '청춘'의 경우는 산울림 김창완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피처링에 참여해 더욱 특별한 의미로 담아냈다. 김필이 현재 청춘을 보내는 젊은 감성을 담아냈다면, 김창완은 청춘을 보낸 어른의 깊은 감성을 전하며 세대를 넘어서는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20부작인 '응팔'은 이후 발매되는 OST를 엮어 내년 1월 '응답하라 1988 오리지날사운드트랙 2부'를 선보일 예정. 드라마 만큼 음원차트와 시청자 마음 속에 추억의 음악들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ran61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