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지도자 생활을 한 최강희 감독님께서 쉽지 않은 길을 걸어 오셨다는 것을 느낀다."
2015년 K리그 대상을 수상한 이동국(36·전북)이 코치와 감독으로 17년간 지도자 생활을 한 최강희 전북 감독을 우러러봤다.
이동국은 7일부터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C급 지도자 교육 17차에 참가 중이다. 이동국은 1998년 포항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이래 처음으로 지도자 교육을 받게 됐다.
10일에는 실기 테스트가 진행됐다. 이동국은 지도자 교육을 통해 느낀 점을 가감없이 공개했다. 그는 "알고보니 (지도자 교육이) 늦었더라. 현역 선수로 지도자 교육을 받으면서 선수와 지도자들의 마음을 알아가고 있다. 그 동안 미처 몰랐던 부분을 채워가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선수 때는 운동장에서 지도자들이 시키는 것만 하면 됐다. 그러나 지도자는 다르다. 전체 선수들을 하나로 이끌고 발전 방향으로 끌고 가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또 "몸으로 움직일 때가 편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이번 교육은 말로 내 생각을 표현하다보니 어색하다. 그래도 시행착오를 조금이라도 줄여나가고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동국은 현재 그라운드에서 몸으로 말을 해야 한다. 겉으로 드러나는 움직임과 공격포인트가 중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지도자는 말로 선수들의 장점을 최대한 이끌어내야 하기 때문에 선수 때와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에 대해 이동국은 "C급은 어린이들을 상대로 교육을 한다. 볼트래핑 등 어린이들에게 쉽게 전달해야 한다. 말로 설명하는 것이 주된 주제인데 그런 면에서 선수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웃었다.
이동국은 최근 전북과 2년 재계약에 성공했다. 계약기간을 모두 채우면 서른 여덟 살이 된다. 해를 거듭할수록 '회춘'하고 있지만, 2년 뒤에는 은퇴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은퇴 뒤 '제2의 축구인생'도 준비해놓아야 한다. 이동국은 지도자를 택했다. 그는 "프로 선수들만 모아 훈련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번 기회에 C급을 딸 것"이라며 "휴식기간 시간을 갖지 못하는 가족들에게 미안하지만 지도자 교육을 선택한 것에는 후회없다. 지금 과정이 헛되다고 느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수로서 최선의 모습을 다하려고 노력하는 만큼 이번 교육에서도 솔선수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9일 경기규칙 이론 시험에서 1등에 오른 이천수(은퇴)에 대해서는 "선수들의 눈높이에 맞춰 지도를 하는 모습을 봤을 때는 좋은 지도자가 될 것 같다"고 했다.
이동국도 선수들을 이해할 수 있는 지도자로 거듭나겠다고 했다. 그는 "현역 때 어떤 지도자가 될까란 생각을 많이 했다. 막상 교육에 참여하다보니 정말 어떤 지도자가 될 수 있을까에 대한 주제가 힘들다. 그러나 선수들의 눈높이를 맞춰 그들의 장점을 끌어내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번 교육은 그런 지도자로 성장하는 발판"이라고 전했다.
파주=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