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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LG '최종병기' 샤크 "꼴찌팀? 농구는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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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남자 프로농구 창원 LG 세이커스에 합류한 외국인 선수 샤크 맥키식(25). 귀에 익은 이름이다 싶었는데, '공룡 센터' 샤킬 오닐(Shaquille O'neal)과 이름이 같다. 샤킬의 애칭인 '샤크(Shaq)'를 KBL 등록명으로 선택했다. 풀네임이 샤킬 오닐 맥키식(Shaquille O'neal Mckissic)이다. 농구를 좋아하는 아버지가 원조 '샤킬 오닐'의 이름을 그대로 가져와 아들에게 붙여줬다고 한다. 샤킬 오닐이 NBA 올랜도 매직 소속으로 데뷔한 해에 창원 LG 샤크가 태어났다. 물론, 1m88의 샤크는 '공룡' 샤킬 오닐(2m16)과 체격은 크게 다르다.

지난 5월 애리조나주립대학을 졸업한 루키. 그는 지난 여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KBL 트라이아웃 때 뽑힐 줄 알았다고 한다. 한국행이 좌절되고 이탈리아로 날아간 샤크는 득점랭킹 5위권, 40%대 3점 슛 성공률을 기록했다. 이탈리아리그가 처음 원했던 KBL로 가는 징검다리였던 셈이다.

전반기 내내 고전했던 창원 LG. 지난 시즌보다 전력이 약화된 가운데, 단신 외국인 선수(1m93 이하)가 제 몫을 해주지 못해 악전고투했다. 부상 등 악재가 맞물려 외국인 선수 4명이 돌아갔다. 샤크가 이번 시즌 5번째 단신 외국인 선수다. 앞서 조쉬 달라드가 부상으로 빠진 동안 외국인 선수 1명으로 버틴 창원 LG다. 후반기 대반전을 준비하고 있는 창원 LG에 샤크는 '최종병기'이자 '마지막 퍼즐'이다.

8일 경기도 이천 LG 챔피언스파크에서 만난 샤크는 "트로이(길렌워터)가 빠졌을 때 리드를 유지하고, 트로이가 쉬면서 4쿼터에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내 임무다"고 했다. 에이스인 길렌워터를 보조하는 역할이라고 했지만, 4라운드부터 외국인 선수가 2~3쿼터에 출전할 수 있다. 단신 외국인 선수 비중이 전반기보다 높아진다.

지난 2일 밤에 입국한 샤크는 이튿날 신체검사를 받고 하루 정도 동료들과 손발을 맞춰본 뒤 5일 서울 SK 나이츠전에 출전했다. "팀이 내게 뭘 원하는 지 숙지하지 못하고 경기에 나갔다"고 말할 정도로 급하게 투입됐다. 이 경기에서 샤크는 14분25초를 출전해 3점 슛 2개를 넣고 12득점을 기록했다. 6연패중이던 팀은 경기 종료 3.7초 전에 역전에 성공해 연패를 끊었다. 기분 좋은 데뷔전이었다.

창원 LG는 9일 현재 6승21패, KBL 10개팀 중 최하위다. 승률 5할을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의 기준으로 한다면, 후반기 27경기에서 최소 20승을 거둬야 한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지난 2년간 창원 LG는 후반기에 무섭게 최고 올라간 기분좋은 기억이 있다. 샤크가 전반기 말미에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 울산 모비스 피버스 등 강팀을 상대로 크게 앞서다가 잇따라 뼈아픈 역전패를 당한 팀에 힘이 돼 줘야 한다. 샤크는 "트로이와 호흡을 맞추면서 내 역할을 한다면 팀 성적은 따라올 것이다. 농구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아무도 모른다. 6강 플레이오프 진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

외국인 선수들 KBL 초기에 상대 수비에 고전할 때가 많다. 익숙하지 않은 지역방어, 협력수비를 힘들어 한다. 샤크는 이에 대해 "적응에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오픈 찬스를 살리고 수비가 따라붙어도 3점 슛을 시도해 성공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외국인 선수가 자꾸 바뀌어 팀 전체가 상황 적응에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우리 팀에 슈터들이 많은데 함께 뛴 시간이 길지 않았다고 알고 있다. 앞으로 경기를 할수록 더 좋은 경기력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했다. 샤크는 길렌워터에 대해 "인성이 좋은 선수라고 느꼈다. 창원 LG가 추구하는 농구, 한국농구에 적응하는 방법을 설명해 줬다"고 했다.

딱 1경기를 치렀는데 상당히 인상적이었던 모양이다. 샤크는 "주장(김영환)은 상당히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선수들을 독려하면서 쓴 소리를 하는 선수였다. 가드들도 인상적이었다. 해결사 능력에 경기 리딩 능력을 갖고 있었다"고 했다.

외곽 슛에 강점이 있지만 파워가 부족하다는 게 내부 평가. 수비 때 상대팀 단신 외국인 선수와의 매치업에서 밀릴 가능성이 있다. 김 진 감독은 "그동안 주로 슈팅 가드, 스몰 포워드를 맡았던 선수다. 공격력이 상당히 좋다. 수비 때 존 디펜스로 약한 부분을 커버할 생각이다"고 했다.

8일 밤 샤크의 여자친구와 아이가 입국했다. 그는 "여자친구가 첫 경기를 인터넷으로 보고 '그 정도밖에 못 하나. 마치 비행기에서 바로 내린 사람처럼 힘들어보였다'고 얘기해 줬다"며 웃었다.

샤크는 "주위에서 솔직히 말해주는 사람이 많지 않은데, 여자친구와 함께 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첫 경기에서 좀 더 많은 득점, 경기를 지배하는 플레이를 할 수도 있었는데 아쉽다"고 했다.

샤크는 아시아 문화, 음식이 익숙하다고 했다. 여자친구의 어머니가 일본계라고 한다. 미국에서도 아시아 음식을 자주 먹어 한식이 낯설지 않다고 했다.

이천=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