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의 장기 집권이냐, 엑소의 대반격이냐?
가요계 비수기로 꼽히는 12월이 K-POP을 대표하는 빅스타들의 맞대결로 후끈 달아오를 전망이다.
그동안 12월은 각종 연말 시상식으로 인해 음악 프로그램들이 결방되는 경우가 많아 정상적인 신곡 홍보가 불가능한 시기로 간주되어 왔다. 따라서 많은 기획사에서는 12월에 신곡을 발표하느니 차라리 해를 넘겨 1월로 미루는 것이 좋다고 판단해 자연스럽게 12월에는 정상적인 신곡보다는 팬들을 위한 이벤트성 음원 발표가 많았다.
하지만 올해 12월은, 빅뱅과 엑소가 맞붙으며 최고의 빅매치가 성사됐던 지난 6월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최강 맞대결 카드가 준비됐다. 바로 '월드스타' 싸이와 '아시아 최고의 아이돌' 엑소가 경쟁을 하게 된 것. 두 스타의 맞대결은 국내 가요계를 대표하는 SM엔터테인먼트(엑소)와 YG엔터테인먼트(싸이)가 지난 6월에 이어 다시 한번 정면 승부를 하게 됐다는 점에서 그 결과에 더욱 관심이 쏠리게 됐다.
먼저 기선 제압에 나선 쪽은 싸이다. 지난 1일 발표된 정규 7집 '칠집싸이다'는 '강남스타일'이 수록된 '싸이 6甲' 이후 무려 3년5개월여 만의 정규 앨범으로, 싸이는 새 앨범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수차례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그 결과는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다.
이번 앨범의 더블 타이틀곡 중 하나인 '대디(DADDY)'는 공개 6일째인 6일 오전 9시 기준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과 엠넷 실시간 차트에서 1위를 고수하며 인기 롱런을 입증하고 있다. 또 나머지 타이틀곡인 '나팔바지' 역시 멜론을 비롯해 엠넷, 네이버, 벅스, 소리바다 등에서 3위, 몽키3에서 2위를 차지하는 등 꾸준한 동반인기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싸이는 신곡이 발표된 이후인 지난 4일 소녀시대의 유닛인 태티서가 크리스마스 스페셜 앨범을 공개하며 한 때 실시간 차트 1위 자리를 빼앗기기도 했지만 오래지 않아 다시금 정상을 차지하며 건재함을 과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싸이가 다음으로 상대해야 할 엑소는 팬덤이나 차트 장악력에서 태티서와는 규모가 다르다. 말 그대로 초특급 태풍이 다가오고 있는 것.
엑소는 오는 10일 겨울 스페셜 앨범 '싱포유(Sing For You)'를 발표한다. 지난 2013년 '12월의 기적', 2014년 'December, 2014' 등 매년 윈터송을 히트시키며 많은 사랑을 얻은 만큼 엑소의 겨울 스페셜 앨범은 정규 앨범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을 정도의 파괴력을 갖고 있는 셈.
이번 앨범은 더블 타이틀 곡 '싱포유'와 '불공평해(Unfair)'로 구성되어 있는데 상반된 매력을 선보이며 겨울 가요계 평정에 나설 예정이다. '싱포유'는 어쿠스틱 기타와 멤버들의 보이스가 잘 어우러진 감미로운 팝 발라드 곡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평소에는 쑥스러워 말하지 못했던 사랑 표현을 노래하듯이 고백한다는 따뜻한 내용을 담아 올 겨울 최고의 윈터송을 예고한다. 또 다른 타이틀 곡인 '불공평해(Unfair)'는 트렌디하고 밝은 멜로디와 건반 패턴의 조화가 인상적인 미디엄 팝 곡이며, 사랑스러운 연인에 대한 감정을 재치 있게 표현한 가사와 엑소의 보컬이 잘 어우러진 러브송으로 색다른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흥미로운 사실은 맞대결을 펼치게 된 싸이와 엑소가 모두 더블 타이틀곡을 내세웠다는 점이다. 팬들의 다양한 기호를 모두 잡기 위한 전략인데, 엑소의 신곡 발표 이후 타이틀곡 4곡이 펼치게 될 차트 싸움은 한층 치열할 전망이다.
한편 올 한해 가요계를 풍성하게 만들었던 SM엔터테인먼트와 YG엔터테인먼트가 한 해를 마무리하며 만들어낸 '빅매치 2라운드'에선 과연 어느 쪽이 웃게 될 지 궁금증은 더욱 커지고 있다. 앞서 지난 6월 빅뱅과 엑소가 맞붙어 펼쳐진 '빅매치 1라운드'에선 각자 자신의 강점인 음원과 음반에서의 우위를 드러내며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