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는 최근 이상훈 코치를 투수 유망주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기 이해 만든 피칭 아카데미의 초대 원장으로 영입했다. 트윈스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인 이 코치는 고양 원더스를 거쳐 올해 두산 베어스에서 투수 코치로 일했다. 조원우 신임 감독을 맞은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10월 김태균 수석코치, 최만호 작전 코치, 정보명 타격 보조 코치 등 7명을 불러들였다. 김 코치는 삼성 라이온즈, 최 코치는 넥센 히어로즈, 정 코치는 상무 코치로 있다가 팀을 옮겼다. 한화 이글스도 시즌 종료 후 코치진을 크게 흔들었다. 미야모토 요시노부, 오키 야스시, 바바 토시후미 코치 등 일본인 코치에, 마일영 김응국 윤재국 코치와 계약했다. 히어로즈는 파격적인 실험을 선택했다. 뉴욕 양키스 출신인 쉐인 스펜서에게 필드 코디네이터(2군 감독)로 맡겼고, 팀 에이스로 활약했던 브랜든 나이트를 퓨처스팀과 육성팀을 총괄하는 투수 코치, 고양 원더스 출신인 대럴 마데이를 투수 인스트럭터로 불러들였다. SK 와이번스는 지난 10월 김성갑 화성 히어로즈 감독을 수석코치로 모셔왔다. 또 kt 위즈는 지난 10월 차명석 전 LG 수석코치에게 투수 육성 총괄코치직을 줬다. 또 가득염 전 두산 투수 코치를 2군 코치로 데려왔다. 삼성은 최근 조규제 전 KIA 코치를 영입했다. 조 코치는 현대 유니콘스 투수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히어로즈, KIA, LG 코치를 거쳐 올해 KIA 전력분석 파트에서 일했다.
매년 시즌이 끝나면 어김없이 이어지는 코칭스태프 개편. 팀 분위기 쇄신 내지 정비를 위한 결정이다. 한해 성과를 따져보고 평가 결과에 따라 코치 재계약이 결정된다. 선수와 마찬가지도 지도자 또한 부족한 파트, 보강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 팀마다 20여명이 코치가 일하고 있는데, 코치 직함을 가졌다고 해도 다 같은 코치가 아니다. 지난 몇 년간 9,10구단이 출범하면서 경험 많은 코치가 귀해졌다. 평판 좋은 코치, 능력을 인정받은 코치는 구단이 모셔 간다. 코치 다년 계약이 등장한 지 오래다. 좋은 코치 영입이 반드시 뛰어난 선수 육성 내지 성장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지만, 토대를 만들어 줄 수는 있다.
대다수 팀이 시즌이 끝난 뒤 코치진에 손을 댔다. 떠난 코치의 공백을 채우는 차원에서 이뤄지기도 했고, 분위기 쇄신을 의도한 경우도 있다. 그런데 KIA는 무풍지대다. 내년 시즌도 올해 손발을 맞춘 현장 코치진이 팀을 끌어간다.
타이거즈 구단 관계자는 "감독님으로부터 현 코치진과 계속해서 함께하고 싶다는 요청이 있었다"고 했다. 물론, 구단도 김 감독의 뜻을 수용했다. 다만 1,2군 보직 조정이 있을 수는 있다. 김 감독은 형식적인 코칭스태프 재편, 의미를 찾기 어려운 새 얼굴 영입보다 신뢰에 무게를 뒀다. 변화보다 신뢰를 바탕으로 한 안정적인 팀 리딩을 선택했다고 봐야할 것 같다.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한 후 코칭스태프를 재편한 팀들과 상당히 다른 행보다.
시즌 중에 일부 팀이 1,2군 코칭스태프를 바꿨는데, KIA는 움직이지 않았다. 대다수 야구인들은 시즌 중에 이뤄지는 1군 코치 교체가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말한다. 새로 가세한 코치가 시즌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
올해 KIA는 선수 부족의 어려움 속에서도 전력 이상으로 선전했다. 김 감독이 부임한 후 선수단 내 불협화음없이 끈끈한 팀으로 면모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