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대표팀의 당찬 수비수, '전남 유스' 이슬찬(22)의 '남몰래' 기부는 올해도 계속됐다.
이슬찬은 7일 올림픽대표팀 제주 전지훈련을 앞두고 지난 3일 광양시 사랑나눔복지재단을 찾아, 이웃사랑실천성금 300만원을 기탁했다.
프로에 데뷔한 2012년 이후 매년 연말이면, 스스로 습관처럼 해온 일이다. 광양제철중고 출신의 '전남 유스'인 이슬찬은 당찬 실력뿐 아니라, 반듯한 인성을 갖춘 선수다. 자신이 나고 자란 곳, 자신을 키워준 뿌리, 광양과 지역사회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소위 '억대 연봉'을 받는 선수도 아니다. 사회 초년병 직장인 수준의 연봉을 받을 때부터, 좀처럼 경기에 나서지 못할 때도, 남몰래 꾸준히 기부를 실천해왔다.
각박한 승부의 세계에서 데뷔 때부터 주변에 감사하는 마음, 주위를 둘러보는 여유를 갖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째 광양시사랑나눔복지재단에 매년 이웃사랑실천 성금 200만원을 기탁했다.
올시즌 이슬찬은 노상래 전남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속에 급성장했다. 2012시즌 4경기, 2013시즌 3경기, 2014시즌 1경기 출전에 그쳤던 그가 올시즌 무려 22경기를 뛰었다. 4월 19일 왼쪽 풀백 현영민이 경고누적으로 결장한 전북과의 홈경기에서 기회를 잡았다. 에닝요, 한교원을 꽁꽁 묶어내며 짜릿한 홈 선발 데뷔전을 치렀고, '1강' 전북을 2대1로 이겼다. 올시즌 2번의 포항전에선 심동운, 고무열 등 공격라인을 무실점으로 묶어냈다. 노 감독은 중앙 미드필더, 오른쪽 왼쪽 날개, 수비를 번갈아가며, 필요할 때마다 이슬찬을 믿고 썼고, 그때마다 이슬찬은 믿음에 보답했다. 활약을 칭찬할 때면 "늘 운이 좋았다" "감독님과 형들 덕분이다"라는 인사를 잊지 않는다.
내년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첫 태극마크도 달았다. 신태용 올림픽대표팀 감독 역시 이슬찬의 근성과 실력을 인정했다. 6월 프랑스, 튀니지와의 평가전 이후 영리하고 성실한 이슬찬의 플레이에 만족감을 나타냈고, 이슬찬은 9월 호주와의 2연전에서도 오른쪽 풀백 자리를 꿰찼다.
프로선수로서, 올림픽대표로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올해, 이슬찬의 주가는 급상승했다. 조용한 연말 기부 릴레이는 어김없이 이어졌다. 지난해보다 100만원 더해진 300만원을 기부했다. 문승표 광양시 사랑나눔복지재다 이사장은 "이슬찬 선수가 매년 잊지 않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성금 기탁을 해주신 것에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매년 발전하는 모습을 보며 항상 응원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광양시민에게 큰 사랑을 받는 축구선수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늘이 착한 사람에게 복을 내려주는' 동화같은 이야기가 K리그, 전남에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