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형? 아직은 과도기다. 이상민, 김승현과 비교하면 많이 부족하다."
대학 시절 불미스러운 일로 시즌 초반 코트를 떠났었지만, 복귀 후 이름값 만큼의 활약을 해주고 있는 서울 SK 나이츠 김선형. 복귀 후 7경기에서 평균 35분19초를 뛰며 평균 19.86득점 4.0리바운드 6.1어시스트를 기록중이다. 이 기간 동안 팀이 1승6패로 부진한 것이 옥에 티. 하지만 떨어졌던 실전 감각을 감안하면 괜찮은 경기력이다.
하지만 SK 문경은 감독은 아직 김선형의 갈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 7일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전을 앞두고 만난 문 감독은 김선형에 대해 "다른 선수들과의 조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슨 뜻일까. 김선형은 SK 농구의 상징이다. 빠른 속공과 돌파가 일품. 하지만 김선형 혼자 한다고 이길 수 없는 게 농구다. 이전 애런 헤인즈(현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가 있을 때는 두 사람의 파괴력만으로 상대 팀을 무너뜨릴 수 있었지만, 정통 센터 데이비드 사이먼이 들어온 지금은 아니다. 문 감독은 "다른 선수들이 김선형과 사이먼만 찾으면 안된다. 코트에 있는 5명이 조화를 이루는 농구를 해야한다"고 말하며 "다행히 선형이가 팀 플레이를 위해 애를 쓰고 있어 점차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농구라는 종목이 선수간 조화를 이루려면 포인트가드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김선형은 포인트가드다. 하지만 팀에 돌아온지 얼마 안돼서인지 아직은 경기를 풀어나가는 힘이 부족하다. 전자랜드전에서도 경기 후반 김선형이 하는 플레이라고 믿기 힘든 치명적인 패스 실책이 여러차례 나왔다. 때문에 문 감독은 김선형-이정석-박형철의 3가드 가동을 시도했다. 또, 3쿼터 외국인 가드 드웨릭 스펜서와 김선형이 함께 뛸 때 두 사람의 포지션이 애매해지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볼을 가지고 경기를 풀어가는 스타일이라, 김선형이 공을 잡을 때 스펜서가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문 감독은 "경기 운영을 할 줄 알아야 한다. 김선형은 속공을 나가면 무조건 자신이 해결하려 하든지, 몸을 몇 번 꼰 후 어시스트를 해주는 스타일 아닌가. 속공을 치고 나가다가도 경기 상황과 흐름에 따라 지공으로 전환하기도 하고, 그러는 척 하면서 다른 속공 가담 선수를 찾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문 감독은 이어 "지금까지 잘한다는 가드들이 많았지만 이상민(현 서울 삼성 썬더스 감독) 김승현(해설위원)이 독보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가 있다. 코트 전체를 보며 가장 득점 확률이 높은 선수를 찾아 주고 싶은 선수에게 공을 주는 능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선형이는 이에 비교하면 가드로서 아직 성장 과도기 단계"라고 말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