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가장 큰 변수입니다."
KB스타즈 서동철 감독이 6일 청주체육관서 열린 'KDB생명 2015~2016 여자 프로농구' 우리은행전에서 복귀전에 나섰다. 서 감독은 비시즌 중 십이지장 종양 제거 수술을 받은 후 그동안 휴식을 취해왔다. 종양의 위치가 좋지 않아 상당히 힘든 수술을 받았기에 아예 시즌을 통째로 쉬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지만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경기를 앞두고 만난 서 감독은 다소 핼쓱해졌지만 "너무 심각하다고 알려진 것 같은데 그렇지는 않다. 지난 이틀동안 선수들과 훈련을 했는데, 오랜만인지 힘들기는 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선수들과 코치들이 그동안 잘 싸워왔기에 이제는 내가 가장 잘 해야 한다"고 말했다.
KB스타즈는 사실 1라운드 시작이 좋지 못했다. 1승4패에 그치며 최하위로 처지기도 했다. 박재헌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힘을 다했지만 아무래도 사령탑 부재가 눈에 띄었다. 잘 버티다가 승부처에서 경기를 내주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2라운드에선 극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1라운드와는 정반대로 4승1패를 거뒀다. 박 코치의 승부수가 어느정도 자리를 잡은데다 특유의 외곽포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다른 팀들에 비해 높이가 낮음에도 불구, 악착같은 수비로 리바운드 싸움에서도 대등하게 가져가는 등 준우승을 차지한 지난해의 실력이 조금씩 살아났다.
게다가 KB스타즈는 6일 경기를 앞두고 3연승의 기세를 타고 있었다. 지난달 25일에는 3점포를 무려 9개나 성공시키며 선두 우리은행을 70대54로 대파를 했기에 더욱 그랬다.
서 감독은 "고맙게도 3연승의 좋은 분위기라 조금 마음 편하게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얘기했지만, 정작 자신이 합류한 후 이 상승세가 깨질지 걱정이 안 된 것은 아닐터. 우려는 현실이 됐다.
감독의 복귀전에서 승리를 선물하겠다는 KB스타즈 선수들의 의욕보다는, 이전 맞대결에서 대패의 수모를 갚겠다는 우리은행 선수들의 의지가 더 강했다. 우리은행은 1쿼터 초반 13-1까지 달아나는 등 시종일관 KB를 압도했다. 전반을 33-22로 앞섰고 3쿼터가 끝난 후 점수는 15점차로 더 벌어졌다.
KB스타즈는 4쿼터 시작 후 햄비가 자유투 1개를 성공시킨 후 3개의 골밑슛을 연달아 꽂아넣으며 44-54까지 쫓아갔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고비 때마다 더블팀 압박 수비로 턴오버를 유발하고 착실한 골밑슛으로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양지희 임영희 박혜진 굿렛 등 두자릿수 득점을 올린 4명의 고른 활약을 바탕으로 67대58로 승리, 서동철 감독의 복귀전에 찬물을 끼얹었다. 3연승으로 9승2패(8할1푼8리)를 기록, 단독 1위를 굳건히 지켰다.청주=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