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철고에게 2014년 겨울은 혹독했다.
대교눈높이 전국고등축구리그 후반기 왕중왕전에서 만난 상대는 수원공고였다. '디펜딩챔피언' 포철고는 2년 연속 결승에 올라 또 한번의 영광을 꿈꿨다. 환희는 없었다. 포철고는 수원공고의 우승 세리머니를 눈물 속에 지켜봐야 했다. 이를 물었다.
포철고가 2년 만에 다시 고교무대 최강자 자리에 올랐다. 포철고는 5일 포천공설운동장에서 가진 인천대건고와의 대회 결승전에서 멀티골을 쏘아 올린 권기표의 활약에 힘입어 2대1로 이겼다. 이번 우승으로 포철고는 지난해 수원공고에 빼앗긴 우승 타이틀을 되찾으면서 2년 만에 다시 환한 미소를 지었다. 조별리그를 전승으로 통과한 대건고는 준결승전에서 영등포공고를 제압하며 사상 첫 우승의 꿈을 키웠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이날 결승전은 K리그 클래식 유스팀 간의 맞대결로 관심을 끌었다. 이동국(전북) 정성룡(수원) 이명주(알아인) 김승대(포항) 등을 배출한 포철고는 포항 18세 이하(U-18) 유스팀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명가'다. 신인 우선지명으로 내년에 포항 1군에 합류하는 김로만이 골문을 지켰다. 인천 U-18팀인 대건고는 진성욱(인천) 등 최근 수준급 인재들을 발굴하며 주목 받는 '신흥강호'다. 지난 10월 칠레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 월드컵 본선에 나섰던 김진야 박명수가 선발로 나섰다. 하지만 주인공은 권기표(포철고)였다. 권기표는 전반 27분 김인성의 크로스를 그림같은 오른발 발리슛으로 꽂아넣은데 이어, 전반 41분에는 거의 각도가 없었던 골문 왼쪽에서 왼발슛으로 재차 골망을 가르는 무서운 결정력을 선보였다. 후반 시작과 함께 우찬양(포철고)이 퇴장 당하며 수적 우위에 선 대건고는 후반 35분 박명수의 크로스를 정우영이 문전 오른쪽에서 헤딩골로 연결, 김로만의 무실점 행진을 깨는데 성공했으나 벌어진 격차를 따라 잡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결승골의 주인공 권기표는 5골로 대회 득점왕에 올랐고, 최 현 포철고 감독은 최우수지도자상을 받았다.
대한축구협회는 올해부터 고교 선수들의 대학 수시 입학시 왕중왕전 출전 기록 반영을 위해 고등리그에 한해서 왕중왕전을 전반기와 후반기 두 차례로 나눠 실시하고 있다. 이번 대회는 권역별 우수한 성적을 거둔 32개 팀이 출전해 토너먼트로 우승팀을 가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2015년 대교눈높이 전국고등축구리그 후반기 왕중왕전 수상내역
▶우승=포철고
▶준우승=인천대건고
▶최우수선수상=이동진(포철고)
▶우수선수상=최범경(대건고)
▶득점상=권기표(포철고·5골)
▶골키퍼상=김로만(포철고)
▶최우수지도자상=최 현 감독(포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