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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혁 NC 입단으로 본 독립리그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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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방출된 후지카와 규지는 일본 프로야구로 바로 복귀하지 않고 독립리그 스코쿠아일랜드리그 고치 파이팅독스에 입단해 화제가 됐다. 고향팀 고치 유니폼을 입은 후지카와는 마무리가 아닌 선발 투수로 뛰다가 지난달 말 친정팀 한신 타이거즈와 2년간 4억엔에 계약했다. 고치 구단에 먼저 입단을 제의한 후지카와는 무보수로 뛰었다. 그는 "오랫동안 나를 응원해준 고향팬들 앞에서 던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또 어린 선수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싶었다"고 했다.

일본에는 시코쿠아일랜드리그를 비롯해 BC리그(베이스볼챌린지), 간사이리그(베이스볼퍼스트) 등 3개의 독립리그가 있다. 프로야구 구단에 선수를 공급하면서, 프로에서 밀려난 선수들에게 재기의 기회를 제공하는 게 독립리그다. 시즌 종료 후 롯데 자이언츠가 퓨처스 타격코치로 영입한 훌리오 프랑코는 올해 BC리그 이시카와 밀리언 스타즈의 감독 겸 선수로 활약했다. 일본 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즈 시절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명성을 떨치다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다카쓰 신고는 BC리그 니가타 알비렉스 유니폼을 입고 19년간의 선수 생활을 마쳤다. 다카쓰는 현재 야쿠르트 1군 투수 코치로 있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대표팀 3루수 이와무라 아키노리는 야쿠르트, 템파베이 레이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라쿠텐 이글스 등을 거쳐 올해 BC리그 후쿠시마 호푸스의 선수 겸 감독으로 일했다. 일본의 독립리그, 독립구단의 순기능을 보여주는 사례다.

국내에도 독립구단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 유일의 독립구단 연천 미라클의 내야수 이강혁(24)이 테스트를 거쳐 NC 다이노스에 지난 3일 입단했다. 우투좌타의 내야수 이강혁은 대구고를 졸업하고 2010년 삼성 라이온즈에 신고선수로 입단했는데, 2년 만에 방출 통보를 받았다. 삼성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이강혁은 팀을 떠난 후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병역 의무를 마치고 고양 원더스를 거쳐 올해 연천 미라클에 합류해 프로 진출 꿈을 키웠다. 연천 미라클의 3루수를 맡아 프로 2~3군 팀과의 연습경기에 나서 기량을 끌어올렸다. NC에 합류해 자체 청백전에 나선 이강혁은 첫 경기에서 홈런을 터트리는 등 잠재력을 인정받으면서 기회를 잡았다.

연천 미라클 출신의 예비 프로 선수는 한 명 더 있다. 2016년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삼성에 입단한 오른손 강속구 투수 이케빈이다. 재미교포인 이케빈은 지난해 말 입국해 해체를 앞둔 고양 원더스에서 잠시 훈련을 했다. 고양 원더스 해체로 무적 상태가 된 이케빈은 올해 초 연천 미라클 멤버가 됐다. 연천 미라클 초기 주축 투수 중 한명으로 던졌다.

내년에는 독립구단을 넘어 독립리그까지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다. 한국독립야구리그 추진위원회가 내년 3월 4개 팀으로 한국독립리그(KIBL)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