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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는 공멸, K리그 악순환의 고리를 끊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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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방검찰청 외사부(부장검사 김성문)가 3일 '프로축구단의 용병 몸값 부풀리기 및 심판매수 비리'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외국인 선수 비리와 관련해 안종복 전 경남FC 대표이사와 에이전트 박모씨(44)도 구속 기소됐다. 또 경남FC로부터 경기에 유리한 판정을 해달라는 부정한 청탁과 함께 금품을 수수한 전, 현직 심판 4명도 기소됐다. 부산지검은 최모씨(39)와 이모씨(36)를 구속, 유모씨(41)와 류모씨(40)는 불구속 기소했다.

외국인 선수 비리의 경우 2004년 이미 둑이 터졌다. 구단 임직원과 코치 5명, 에이전트 5명 등 총 10명이 구속됐다. 2009년에도 여진이 있었다. 모 구단 감독이 외국인 선수를 공급해 준 에이전트로부터 거액을 받은 사건으로, B감독과 에이전트가 구속됐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다시 한번 구단관계자의 도덕성이 도마에 올랐다.

심판매수 비리의 경우 프로축구 사상 처음으로 터진 악재다. 그동안 의심의 눈초리는 있었다. 소문도 있었다. 현실이 아니기를 바랐다. 부산지검도 밝혔듯이 프로축구연맹은 심판판정 공정성 및 신뢰성 강화를 위해 ▶경기 90분전 심판배정 발표 ▶행동윤리강령 준수 서약 ▶경기 동영상 분석과 심판 평점 ▶심판승강제 등 다양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도저히 용납할 수도, 될 수도 없는 치부가 드러났다.

승부의 세계의 생명은 '페어플레이'다. 그라운드와 비리는 결코 공존해서는 안된다. 가뜩이나 K리그 시장은 침체돼 있다. K리그 부활을 위해 묵묵히 땀을 흘리는 관계자들이 절대 다수다. 차맹기 부산지검 공보담당관 2차장검사는 이날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1983년 프로축구가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발생한 심판 매수 비리 사건이다. 4명이 비리에 연루됐다는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한편으로는 저 사람은 절대 받지 않는다는 심판도 많이 있었다. 그런 심판들이 있어 축구에 희망이 보이고, K리그 전체가 비리에 휩싸였다고 보기 힘들다"고 했다.

하지만 몇몇의 그릇된 행동은 공멸을 의미한다. 어렵게 쌓은 공든탑이 하루 아침에 무너지질 수 있다. 다시 한번 소매를 걷어야 한다. 어쩌면 하늘이 K리그에 준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이참에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K리그는 부산지검의 수사 발표 후 단호한 목소리를 냈다. 프로축구연맹은 "경남FC 전 대표이사와 전·현직 프로심판 4명이 구속기소 및 불구속기소된 것과 관련하여 축구팬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연맹은 해당 구단과 심판에 대해 상벌위원회를 개최하여 규정에 의거해 단호한 조치를 취하겠다. 또한 대한축구협회와 협의해 협회 차원의 징계도 요청하겠다." 그리고 "이번 검찰 수사에서 밝혀진 모든 반스포츠적 비위행위의 척결을 위하여 연맹, 협회, 산하 단체, 외부 전문인사 등으로 구성된 범축구계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축구계가 거듭나는 계기로 삼겠다. 특별위원회의 구성방법과 시기는 조속한 시일 내에 마련하여 발표하겠다"며 "연맹은 축구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모든 사안에 대해서 무관용 원칙에 입각하여 엄격하게 대처할 것임을 다시 한 번 밝힌다. 대한민국 축구와 K리그를 아껴주시는 국민 여러분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해서는 안된다. K리그는 뼈를 깎는 자성과 함께 비리가 그라운드에 발 붙일 수 없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 다시 이런 사건이 터지면 K리그는 갈 길을 멈춰야 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