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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 '육룡이 나르샤' 박혁권 가고, 박혁권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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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매회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 '길태미' 박혁권이 장렬하게 퇴장했다. 그리고 이제 더욱 강렬한 존재감을 선보일 '길선미' 박혁권이 시청자를 찾는다.

지난 1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김영현·박상연 극본, 신경수 연출) 18회에서는 도당 3인방 중 하나로 고려를 호령했던 길태미(박혁권)의 최후가 그려졌다.

해동갑족과 연합에 성공한 이성계(천호진)와 정도전(김명민)은 대의를 실현하기 위한 첫 번째 과제였던 '도당 3인방 척결'에 나섰다.

이성계는 먼저 백성의 고혈을 짜내 자신의 배를 불렸던 최악의 탐관오리 홍인방(전노민)과 그의 사돈인 길태미를 추포하라 명했다. 사지에 몰린 두 사람. 홍인방은 최영(전국환)의 손에 포박돼 순금부에 압송됐고 길태미는 도주를 막는 이방지와 마지막 승부를 펼쳤다.

삼한 제일검 칭호를 걸고 피 튀기는 대결을 펼친 길태미는 "세상이 생겨난 이래 약자는 언제나 강자한테 짓밟히는 거야. 천 년 전에도, 천 년 후에도 약자는 강자한테 빼앗기는 거라고. 강자는 약자를 병탄(빼앗아 삼킨다)한다. 강자는 약자를 인탄(짓밟고 빼앗는다)한다"라는 씁쓸한 말을 내뱉으며 이방지의 칼에 목숨을 잃었다.

총천연색 색조 화장을 즐기고 주렁주렁 장신구를 휘감으며 매회 앙칼진 교태를 부렸던 길태미. 그의 마지막은 '예쁜' 길태미가 아닌 한때 삼한 제일검으로 불렸던 '무사' 길태미로 시청자와 작별을 고했다. 그동안 길태미로 18회까지 달려온 박혁권의 팔색조 변신은 올해 최고의 발견이라고 할 만큼 뛰어났고 경이로웠다.

이렇듯 '미친 존재감'이었던 길태미 박혁권은 사라졌지만 아쉬워하긴 이르다. 길태미와 상반된 길선미 박혁권이 오기 때문. '육룡이 나르샤' 제작 당시 1인 2역으로 한 차례 화제를 몰고 온 그가 이번에는 어떤 모습으로 시청자를 웃고 울게 할지 기대를 모은다.

숨겨진 고려 최고의 은거 고수 길선미는 길태미의 쌍둥이 형으로 길태미와 달리 온후하고 남자다운 성품을 가진 무사다. 천하제일이었던 길태미를 검술로 유일하게 이긴 장본인이기도 하다.

앞서 길선미는 '육룡의 나르샤' 4회를 통해 한 차례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당시 어린 땅새(윤찬영)는 잃어버린 엄마 연향에 대한 단서인 길선미를 찾는데 길을 나선 가운데 길선미를 쫓는 무리로부터 목숨을 위협받게 됐다. 이때 길선미가 나타났고 땅새를 구하며 얄궂은 인연이 시작됐다. 길선미는 땅새에게 "오늘부터 네 생이 끝날 때까지 네 어미에 대해 관심을 끄고 살거라. 연향이라는 이름을 입 밖에 꺼내서도 아니 된다. 고려에 큰 죄인이다"라는 뜻 모를 말을 남겼다. 이후 땅새의 무술 스승인 장삼봉(서현철)은 길선미를 찾아와 검술 실력을 겨뤘다. 장삼봉은 "과연 삼한 제일검의 동생(길태미)과 난형난제의 검술이다"며 감탄했고 길선미는 그제서야 "내 제자가 고려땅에 들어와 누군가와 겨룬 끝에 죽었다. 복수하려는 게 아니다. 그저 궁금했다. 제자와 검을 겨뤘다는 자는 척사광이다"고 사연을 털어놨다. 이어 길선미는 장삼봉에게 "척준경의 검법이 되살아났다. 이방지를 지켜달라"며 부탁하고 자취를 감췄다.

단 1회 등장이었지만 길선미 또한 길태미는 길태미의 최후가 그려진 지난 18회에 깜짝 등장했다. 그는 동생 길태미의 죽음을 지켜보며 "아우님, 그리 가셨는가? 그래도 죽는 순간에는 탐관오리가 아닌 검객이셨네 그려. 이제 부디 편히 쉬시게"라며 미스터리하게 등장했다.

길태미 못지않게 카리스마 넘치는 존재감을 드러낸 길선미. 길태미의 빠른 퇴장으로 헛헛한 마음을 달랠 길 없는 시청자에게 길선미가 또 다른 선물이 될지, 길태미의 빈자리를 가득 채울지 귀추가 주목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