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올해 방영된 드라마 중 최고의 캐릭터로 기억될 길태미' 박혁권이 SBS '육룡이 나르샤'(김영현·박상연 극본, 신경수 연출) 18회 방송에서 믿고 싶지 않은 최후를 맞이했다. 길태미가 악인이 돼야만 했던 서글펐던 이유에 시청자도, 배우도, 연출을 맡은 신경수 PD도 눈시울을 적셨다.
세기의 대결로 이목을 집중시켰던 고려 삼한 제일검 길태미와 까치 독사 이방지(변요한)의 검술 대결은 이틀에 걸쳐 촬영이 진행될 만큼 제작 과정에 심혈을 기울여 촬영이 진행됐다. 특히, 두 번째 촬영이 진행됐던 지난달 26일에는 첫눈이 내려 길태미의 죽음에 비극적 분위기를 극대화했다.
갑작스러운 추위에도 촬영장 열기는 대단했다. 백성들과 군사들에 둘러싸여 팽팽한 접전을 펼친 길태미 박혁권과 이방지 변요한은 신경수 감독의 지휘 하에 꼼꼼한 사전 리허설을 거쳐 생동감 넘치는 대결 장면을 완성시켰다.
두 사람은 개별 촬영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자리를 떠나지 않은 채, 각각의 캐릭터가 서로에게 품고 있는 감정이 이어질 수 있도록 살뜰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박혁권은 유려한 검술 신부터 마지막 눈을 감는 순간까지 한 장면의 감정도 허투루 흘려보내지 않았다. 덕분에 열연을 펼치는 박혁권은 물론이고 현장의 모든 이가 숨죽여 촬영에 몰입했고, 그 정성과 노력은 화면 안에 고스란히 담겨 시청자에게 전율을 선사했다.
반면 박혁권은 무사다운 최후를 맞이한 뒤, 자신을 처단한 변요한과 함께 깜찍한(?) 춤사위로 슬픔을 승화시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모든 등장 인물들, 카메라 밖 스태프들과 악인 길태미의 퇴장에 기뻐하며 마지막 촬영의 아쉬움을 달랬다.
박혁권만큼이나 길태미의 최후를 아쉬워한 신경수 감독은 "드라마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재미와 무게감을 동시에 지닌 캐릭터로 맹활약한 길태미의 죽음이 아쉽고 슬프다. 상상 이상의 캐릭터를 만들어준 박혁권에게 진심으로 고맙다"고 전하며 "떠난 길태미와 홍인방 못지않게 존재감 있는 캐릭터들이 계속해서 등장을 앞두고 있다. 관심과 기대를 가지고 지켜봐 주시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더했다.
한편, '육룡이 나르샤'는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